봉사활동은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 실천해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적을 쌓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봉사활동이 늘어나면서 우리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인교육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봉사활동제도가 현실여건을 무시, 오히려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교 입시에 봉사활동 점수가 반영되는 중학생들의 경우 요구 시간은 많은데 반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는 한정돼 있어 시간 늘리기 등 가짜 증빙서류마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봉사활동을 학교 내신 성적에 반영하거나 병역을 면제받는 대신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병역특례 예술·체육 요원 등의 제도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병무청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예술·체육요원이 병역을 면제 받는 대신 사회에 공헌하고, 병역이행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7일, 병역특례 예술·체육요원 84명 중 47명이 봉사활동 자료를 허위로 작성하는 부정이 적발됐다. 병역을 면제받는 대신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병역특례 예술·체육 요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중 봉사활동 시간을 과장한 사례가 23명, 실제 하지도 않은 봉사활동 실적을 제출한 요원이 7명으로 나타났다. 또 봉사활동을 위한 이동 시간을 부풀린 사례도 17명으로 확인됐다.

병무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위반사항을 검토하고 수사의뢰·경고·봉사활동 시간 불인정 등 조치를 할 계획이며, 자진 신고자는 정상 참작할 방침이라고 한다.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는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봉사를 점수로 환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봉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하는 일이 다르고 각자가 느끼는 보람도 다르게 느껴진다. 봉사활동을 점수로 환산하거나 의무사항으로 하게 된다면 일정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형식적으로 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내가 남을 도왔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야 진정으로 도운 것이라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진짜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경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봉사를 했다는 마음이 안 들어야 진정한 봉사다.

병무청과 분화체육관광부, 교육부는 물론 정부의 각 부처는 봉사시간, 내용 및 증빙서류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가려내고 참된 봉사활동의 실천을 위해서는 현행 기준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