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급변하고 있지만 초·중·고등학생들의 희망직업 선호도는 변함이 없다.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과 경제 불황으로 희망하는 자녀 직업은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625명을 대상으로 ‘미래 자녀 희망직업 선호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위는 ‘공무원’(31.4%, 복수응답)이었다. 지난해 조사에 이어 굳건한 1위 자리는 변함이 없었다.

이어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인(21.6%), 검사, 판사, 변호사 등 법조인(17.8%)이 2, 3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회사원(15%), 교사, 교수 등 교육자(15%) 등이 상위권이었다.

내 직업에 자녀가 종사하기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61.9%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 이유로는 ‘소득이 낮은 편이라서’(46.3%,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으며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아서’(34.6%), ‘직업의 발전 가능성이 낮아서’(33.6%), ‘일 자체가 힘들어서’(26.1%), ‘정년을 보장 받을 수 없어서’(22.5%),
‘미래에는 비인기 직업일 것 같아서’(20.2%)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현재 본인의 직업에 자녀가 종사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역시 ‘공무원’(66.7%)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IT·인터넷 관련 개발자’(46.2%), ‘디자인’(45.7%), ‘유통업’(44.8%), ‘기술직’(44.2%) 등에 종사하는 응답자 순이었다.

직장인들은 향후 자녀가 ‘진로 확장의 다양성이 보장된 직업’(45.9%) 보다는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는 직업’(54.1%)을 가지길 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자녀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으면 하는 사항으로는 ‘개인 성향 및 흥미’(38.1%)를 첫 번째로 꼽았다.

지난해 국가직 9급 지원자에 응시한 인원은 22만8천명이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공무원 쏠림은 앞으로 더 심화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13∼24세)이 선호하는 직장 중 공기업(공사)의 비율은 18.2%로 16.1%를 기록한 대기업을 처음으로 제쳤다.

국가기관(25.0%)까지 더하면 대기업 선호도의 3배에 가깝다. 이는 나이와 출신에 관계없이 기회가 가장 평등하게 주어지고, 공정한 선발과 고용 불안 해소를 통해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다. 공무원만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한창 일할 시기인 청년층이 공무원 준비에 쏠리는 현상은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공시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공시생 증가로 인한 경제적 순기회비용이 17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신속히 노동 유연화, 고용 지원, 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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