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새마을운동이라는 단어가 요즈음 잘 쓰이고 있지 않는데, 이는 세상이 복잡해지고 비슷한 개념내지 구호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부의 중점정책방향에 따라 우선순위상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의 가치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새마을운동이 빈곤탈피 와 지역사회발전을 목표로한 커뮤니티운동으로서 한국의 경제사회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한국의 경제산업발전사와 더불어 좀 더 연구해야할 분야이며, 한국이 ODA(公的開發援助)의 한 방안으로라도 추진해야 할, 가난에 시달리는 개도국 마을들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초 농촌지역의 관민이 중심이 되어 ‘勤勉·自助·協同’을 목표로 시작되었는데, 차차 주민들의 주도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도시새마을운동’ 및 ‘공장새마을운동’으로 발전하면서 전국적인 커뮤니티운동으로 변모되었는데, 당시 한국의 경제발전정책과 맞물려 좋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본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10여년 잘 발전해 나가다가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몇몇 리더들의 행태로 인해 그 의미가 일부 퇴색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새마을운동은 지금도 각 도시와 지역의 읍면동 단위 새마을회, 새마을부녀자회 등의 활동들로 지속되고 있다.

새마을운동이 1980년대에 국제학계에 일부 알려지고 있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며 좀 더 활발히 소개되며 큰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일부 실행도 되었다. 중국의 경우 일찍이 이를 받아들여 ‘新農村運動’으로 전개했으며, 일본 농촌개발의 브랜드가 된 ‘一村一品’도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鼓舞된바 있다고 하며, 베트남, 라오스, 나이제리아 등 아시아·아프리카 나라들이 이를 도입 및 실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부터 여러 지자체들이 ‘제2새마을운동’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들을 벌이고 있었다. 국가적인 조직인 새마을중앙회, 새마을세계화재단 등을 위시하여 경북도 등 지자체와 대학들에서도 새마을운동을 새롭게 정립하고 세계에 널리 전파하자는 목표 하에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경북도 산하의 기초지자체이자 새마을발상지인 ‘기계면 문성리’를 지닌 포항시와 한동대에서도 새마을운동 관련 행사와 새마을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었다.

한동대는 새마을아카데미를 창설하고 지난 7-8년간에 걸쳐 외국인유학생들과 해외방문객들을 중심으로 1년에 두어차례씩 3박4일의 일정으로 새마을아카데미를 개최하여 이론과 사례들을 배우고 발전된 한국의 농촌과 공장들을 방문했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한동대가 지난 20년에 걸쳐 정부지원의 UNESCO UNITWIN사업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어, 전산 등의 교육에서 차차 기업가정신교육, 커뮤니티 적정기술교육, 건설기술교육, 도시환경분석, 저소득층주거연구 및 정책제언 등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나라들 마다 전통·역사·문화가 다르고 경제산업발전상황도 다르기에 교수와 학생들이 이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학생들은 세계를 배우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태도를 지니게 될 것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나라들에서도 파트너쉽을 강조하는 우리의 노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가르친다기 보다는 이들과 함께 이들 나라의 어려운 경제사회 및 도시환경문제들을 상의하고 고쳐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고 커뮤니티개발능력함양과도 연관되며, 새마을운동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개도국개발 등에 대한 이론과 실행전략이 좀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좀 더 발전시켜야 할 주제라면, 세계의 석학들과 더불어 그 역사와 이론을 좀 더 연구 발전시키고, 각 나라에 적용될 실행전략 및 사례들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각 커뮤니티의 ‘Can Do정신운동’이자 ‘기초시설 및 소득향상운동’으로서 실천적인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지만 이제는 복잡다단한 국내외 정황 하에 좀 더 체계적이고 이론적 뒷받침을 지닌 ‘綜合的農村開發運動’이 필요한 때라고 보아진다.

요즈음 ‘UN의 2030밀레니엄개발목표’나 ‘지속가능개발’에 대한 많은 토의가 있고 또한 실행을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세워지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새마을운동이 결합될 수 있고, 이들이 새마을운동의 일부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새마을운동의 ‘공동체운동’은 UN의 개발목표일뿐만 아니라 우리 미래의 삶에 필요한 것이고, UN의 ‘지속가능개발’은 이미 새마을운동에 내재되어 있다. 우리들로서 새마을운동의 이름을 새롭게, 예를 들어 커뮤니티운동 등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새마을운동이 한국의 브랜드로 어느 정도 세계에 알려진 만큼, 이를 바꿀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제4차산업혁명으로 진입하는 새로운 세계와 글로벌한 환경 하에서 다 같이 빈곤·지역격차, 환경오염·지구온난화, 다툼·전쟁 등의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선도적 참여를 위해서도 틈새전략구사를 위해서도 새마을운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과거역사를 조명함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세계에 적용할 공동체·빈곤타파·지속가능개발 실천전략으로서 새마을운동을 가꾸어 갈 필요가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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