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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념(理念)에 무너지는 4대강 보(洑)국민 생존 위협하는 일에 세금 사용 안 돼
   
지역 농민과 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3천800억원을 들여 만든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가 해체와 상시 개방 등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전국의 16개 보 가운데 가장 먼저 내려진 정부 방침이기에 추후 유사한 결과들이 나머지 한강과 낙동강의 11개 보에 적용될 시 전국 농민과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번 사태는 어찌 보면 당연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이기도 하다. 4대강사업을 적폐로 규정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직후 이전 3번이나 거친 감사원 감사를 또다시 지시하는 것은 물론, 환경부에 ‘재(再)자연화’ 촉구와 함께 같은 해 6월 16일 보의 상시 개방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4대강 모니터링을 이유로 보 개방에 나섰던 정부가 1년도 안 된 시점에 22조원을 들여 건설한 보에 대해 해체를 결정한다는 것은, ‘급작스럽게 4대강 사업이 이뤄졌다고 비판한 자신들과 뭐가 또 다른가’란 지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사실 지난 6년을 돌이켜 볼 때 4대강사업으로 인해 전국에 세워진 16개 보가 실패작이라고 단언할 수만은 없다.

지난 2013년 완공된 4대강 보는 홍수 피해로 인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던 수재의연금 모금 방송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홍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극한 가뭄에 식수 공급 중단 사태를 맞았던 충남도에 2016년 2월 금강 공주보의 물을 공급해 해결함으로써 가뭄 대비 효과까지도 입증된 바 있다.

이 당시 공주보에 저장된 금강의 물은 보령댐으로 옮겨진 후 취수장을 거쳐 충남 서부 지역 제한 급수 문제를 해결했으며, 예당저수지로 옮겨간 물은 가뭄 해갈용 농업용수로 사용됐다.

특히 충남 지역에 대한 금강물 공급은 4대강 사업을 극렬히 반대했던 민주당 전 안희정 충남지사의 건의에 따라 국토부가 640억원의 예산으로 21.9Km의 관로를 개통하면서 이뤄졌다.

이를 살펴보더라도 4대강 보는 홍수 예방 효과는 물론 가뭄 대비 효과가 큰 것이 분명하다. 다만 충남도처럼 전국의 산재한 나머지 보와 지역의 댐·저수지 사이를 잇는 도수로(導水路) 공사라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도수로 공사 역시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지나친 4대강 비판 때문에 연계 공사가 이뤄지지 못한 탓도 있다.

4대강 사업은 원래 홍수 예방과 가뭄 극복, 수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거름과 비료의 직접적 하천 유입의 원인이 되는 하천 내 불법 개간된 농지와 오물, 쓰레기, 퇴적물 등을 제거, 정리되고 넓혀진 하천을 물그릇으로 하여 만들어진 것이 4대강의 16개 보(洑)다.

이렇듯 이 땅의 홍수 등 국가 재난 예방과 치수(治水)를 담당해 오던 4대강의 16개 보가 지금 심각한 존립 위기에 직면했다. 극단적인 환경론자들과 이들과 뜻을 같이해 재자연화를 꿈꾸는 환경부에 의해 해체 등 무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들의 해체 근거는 녹조로 인해 피폐해진 4대강의 악화된 수질 향상과 하천 자연환경을 원시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했다.

자연 상태 그대로의 자연보호의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는 우리나라 하천의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많은 강우가 내릴지라도 국토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을 이루고 있기에 일순간 서해와 남해로 대부분의 빗물이 빠져나간다. 이를 가두어 보관하지 않고서는 수자원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이 없다.

보 설치 이제 겨우 6년째다. 수년째 가두어 둔 물로 수질 악화의 문제가 일부 발생함은 사실이나 과거 갈수기 수질보다 훨씬 깨끗한 것으로 입증됐고, 환경부에 의해 보 개방을 했으나 녹조 감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줄기를 타고 모인 산악의 댐의 물보다 각 지역 하천의 물이 모이는 보의 수질이 나쁜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러한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각 지천에 하수처리장을 설치해 하천의 수질 오염원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며, 겨울 등 농번기가 아닌 시점에 일정 기간 보의 물을 빼는 등 조치를 취해 수질 악화를 막아야 한다.

식량 무기화가 현실화 되는 현재, 농업은 생명산업이며, 식수를 비롯한 맑은 물은 생존을 위한 절대 필요 요건이다. 특히나 온난화 등 기상 이변이 잦은 지금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정부는 더 안정적인 물 자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론자들의 주장대로 보를 해체하고 상시 개방한다면 물 없는 보에서의 수질 개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념에 따라 생존의 필수 요건인 물그릇 깨는 일에 국민 세금을 허비해선 안 된다.

최영열 기자  cyy18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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