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왕과직(矯枉過直)은 후한서(後漢書)의 중장통열전(仲長統列傳)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구부러진 것을 바로 잡으려다 지나치게 곧아져버렸다’는 뜻이다. 작은 결점을 고치려고 하다가 장점마저 없어져 오히려 나쁘게 되었을 때 쓰이는 말로 잘못을 바로잡는데 그 정도가 지나침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쥐 잡으려다 장독 깬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억 원을 들인 보를 허무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냐는 지적부터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얻는 모니터링 기간이 짧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물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대책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남 공주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공주보 철거반대 투쟁위원회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1%가 공주보가 필요하다고 나왔고 29%는 필요없다고 응답했다”며 “이런 민심을 무시한 조사위원회의 결정은 공주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굽은 것을 바로 잡으려다 지나치게 곧아져버렸다’는 교왕과직(矯枉過直)의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편 지난 22일부터 일부 개방에 들어간 상주보, 낙단보 주변 한 농민은 "상주보와 낙단보는 가뭄과 홍수 조절만큼은 최대 효과가 검증되면서 농업용수 공급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며 "단지 모니터링을 위해 거액을 들여 수백 개의 관정을 뚫는 것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주지역 농민들은 당초 보 개방을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다. 최근 환경부가 지하수 대책을 내놓는 등 농업용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지역 농민단체와의 협약에 따라 보 개방으로 이어졌다.

김영근 상주보 개방반대 대책위원장은 "보 개방으로 기존에 있던 관정이 말라 옆에 관정을 파면 황토물이 나오는 등 엉망"이라며 "농지는 높아지고 강물은 낮아진 상태에서 관정을 파니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결점을 고치려고 하다가 장점마저 없어져 오히려 나쁘게 되었다는 교왕과직(矯枉過直)이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나친 것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인 것을 환경부는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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