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청본사 손주락 기자
발작. 사전적으로는 ‘어떤 병의 증세나 격한 감정, 부정적인 움직임 따위가 갑자기 세차게 일어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새 경북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보은 인사, 선거공신 인사, 논공행상 인사, 동향인 우대 인사, 잡음 인사, 뒷말 무성 인사, 코드 인사. 이번 경북교육청의 인사 키워드다. 최근 3월 1일자 교육전문직 인사까지 마친 임종식 교육감의 사실상 첫인사가 이렇게 마무리 됐다.

경북교육청은 이 모든 인사를 적재적소에 인물을 배치한 발탁 인사라며 일축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 인사의 폐해를 겪은 공무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발작을 일으킨다 하여 발작 인사라고 안에서부터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인사라지만 한 명이 만족하면 한 명만 불만족하는 인사가 되게 하는 것이 인사의 기본이다. 한 명의 대만족은 결국 백 명의 불만족으로 이어짐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1월 행정직 인사에서 2월 조직개편안 통과, 3월 교육직 인사까지 바람 잘 날 없는 경북교육청의 인사 행정에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경북교육청에서 자랑하는 이 발탁 인사에 있었다.

중앙정치에서 이뤄질법한 발탁 인사가, 지방기관 그것도 교육기관에서, 게다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중심에 있는 교육전문직에서까지 연공서열이라는 인사의 큰 틀을 깡그리 무시한 채 난무하고 있으니 안팎으로 잡음이 심할 수밖에.

‘발탁’이라는 단어를 핑계 삼아 음주운전자를, 보직관리규정을 위반한 자를, 관리자 경험이 없는 자를, 선례도 관례도 모두 뒤로하고 배치하니 이에 밀린 공무원들의 불만이 내부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것은 지겹도록 들은 격언. 더욱이 공무원 사회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은 승진 뿐’이라는 말처럼 다른 어떠한 기관보다 인사에 더욱이나 예민하기 때문에 인사에 대한 원칙과 관례만큼은 그 무엇보다 중요시 여겨진다.

발탁이 경북교육청에서 내세우는 인사의 관례가 된다면, 그리고 그 발탁이 업무상 능력이 아닌 상급자의 눈에만 드는 능력이라면, 그들 또한 공무원인 만큼 학생과 학부모를 손에 들고 상급자를 만족시키는 일만 하게 될 것이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실패라. 행정직에서 이미 코드인사라고 의회로부터도 수많은 지적을 받아온 경북교육청이 교육직 인사에서도 똑같은 질타를 받고 있으니 이번 인사까지 실수라고 하기에는 납득하기 어렵다.

2월 19일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임시회에서 조직개편을 두고 학생들의 교육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문제이기에 부득불 통과시킨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북교육청의 굽히지 않는 발탁 인사에 교육위원회의 당부만 무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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