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가장 보편적인 수술법은 피부를 절개한 후 피하조직과 근육을 박리하여 갑상선을 찾고 갑상선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묶어 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을 잘 보존하면서 갑상선을 절제하는데, 이때 쉽게 지혈하고 수술 시간을 줄이기 위해 특수한 지혈장비나 재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흉터가 남아서 젊은 사람들은 꺼리기도 했지만 살성만 좋으면 요즘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또 수술 후에 레이저치료 등으로 흉터를 없애기도 한다. 종양이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면 갑상선 주변의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다.
내시경 및 로봇 갑상선수술은 목에 절개선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겨드랑이, 가슴, 귀 뒤쪽, 입술 안쪽을 절개한 후 내시경 수술용 도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는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며 주로 젊은 여성에게 권하고 있다.
갑상선암이 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된 경우에는 림프절 절제술을 같이 시행한다. 또한 후두, 식도 등 주변 장기를 침범한 경우에는 침범부위도 같이 절제한다. 이후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시행하여 남아있는 갑상선 암세포를 제거한다. 간혹 치료가 잘 안되면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 면역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검진 기준은 아직 없다. 하지만 갑상선 수질암의 일부는 유전적으로 발병하므로 가족 중에 수질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검진을 꾸준히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매우 느린 암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경우 예후가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기간 경과 후 재발 및 전이의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수술 후 일상생활에서 특별히 주의할 사항은 없으나, 수술 직후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수술 전후 특별히 금기되거나 권장되는 식품은 없으나, 다만 방사선 요오드 치료가 예정된 경우라면 치료 전 2주 동안에는 요오드 함유 식품을 제한하여야 한다. 이러한 치료 수칙 때문에 간혹 갑상선암 예방을 위해 미역이나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음식은 제한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기도 한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갑상선 질환은 요오드가 부족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생기는 갑상선비대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오드가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갑상선비대증이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요오드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지역에서는 갑상선암 중에서 유두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자가조절능력이 있어 요오드가 넘치면 배출하고 부족하면 저장하려고 한다. 따라서 음식 때문에 갑상선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나라 환자의 경우 대부분 숙련된 두경부외과 의사나 내분비외과 의사가 수술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여타 외국에 비해 후유증이나 합병증 발생률이 매우 낮다. 또한 최근에는 환자의 상태와 병기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방법을 제공하고 환자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는 너무 앞서가도 안 되고 반대로 과거의 치료법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 의료에서는 최신이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충분하게 검증되고 안전한 것이 최선이고, 이런 의미에서 전문의와 상의해서 본인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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