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해안선을 끼고 있는 지역들은 전통적으로 어촌들이 줄지어 있고, 크고 작은 어선정박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백사장 있는 곳은 해수욕장으로도 이용된다. 낚시터로 이름을 날리는 장소들도 적지 않다. 특히 동해안지역은 물 맑고 경치 좋고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국가적인 자랑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도권과 대도시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시설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하고, 몇몇 거점도시 이외에 경제도 낙후된 편이라 주민들의 삶은 어려운 편이다.

동해안의 중심도시인 포항은 역사적으로 지역 중심의 어항이자 물류집산지였다. 1970년 포스코 완공을 계기로 철강산업단지로 발전되었지만, 근래에는 인구 및 경제성장의 정체로 어려움이 큰 편이다. 하지만 포항은 철강산업일변도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IT, Bio, 물류, 관광 등에 걸친 산업다각화를 위해, 그리고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을 바탕으로 환동해물류중심지로서의 역할신장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해양관광인데, 포항이 동해안에 자리 잡은 긴 해안선을 지닌 곳으로서 해양관광이 당연히 관광산업의 주요부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선진국들의 경우를 보면 해양관광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가고 있는데, 이는 그 나라의 경제상황, 국민소득, 사회문화, 기후, 교통 및 지형여건 등에 따라 발전형태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시민들이 기후가 좋지 않은 자기지역에서 보다 다른 나라 따뜻한 기후의 해변을 찾고 해양관광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이들 해변에 가면 많은 이들이 선탠을 하거나 수상스키와 서핑을 즐긴다. ‘피어’에도 놀이시설들이 있고 해변에는 멋진 식당과 술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 해변에는 마리나시설 및 연관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어 많은 이들이 요트를 타고 파티를 즐긴다. 지역에 따라서는 대규모 해양박물관이나 수족관이 있다. 이곳 시민들은 휴가 시 멕시코, 캐리비안, 인도네시아 등의 해변을 찾고, 멋진 호텔과 방갈로에 머물며, 바에서 음악과 음식을 즐기며 춤도 추고, 스킨스쿠버도 즐긴다.

포항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기후는 여름철 이외에는 쌀쌀해서 해양스포츠가 쉽지 않고 해변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가까운 서해안의 해수욕장이나 부산의 해운대비치의 경우 여름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머드축제며 DJ파티가 열리며, 겨울에도 꽤 많은 이들이 모여들어 겨울바다의 정취를 즐긴다. 우리 한국의 소득수준이 3만불을 넘어서고 있고, 시민들도 무언가 즐길 거리가 있다면 먼 길 마다않고 찾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도시와 이격된 포항의 경우는 겨울철은 물론이고 여름철에도 다른 대도시나 해외에서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포항에는 도심해변인 영일만비치·송도비치를 비롯하여 주변에 칠포, 월포, 구룡포 등 다양한 해수욕장들이 존재한다. 여름에는 그래도 꽤 많은 이들이 찾지만 대부분 캠핑객으로 큰돈을 쓰며 며칠씩 머무는 이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여름철 이외에는 행사도 드물고 테마파크도 해양박물관이나 수족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포항의 해수욕장들을 나름대로 꾸미고 홍보하여 부유층을 포함한 다양한 이들이 장단기간 막론하고 즐겁게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수상스키, 요팅, 비치발리볼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관전하는 그룹들이 관련 행사들을 벌이고, 봄·여름·가을에는 도심해변에서 DJ파티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본다. 형산강하구는 경정장도 조성할 수 있고 카누나 용선대회도 펼칠 수 있다고 본다. 영일만항 북측해변은 시설의 미비에도 사시사철 서핑객들이 찾고 있으며 인근의 방파제에도 많은 낚시객들이 모여드는데 이는 큰 자산들이 아닐 수 없으니 관련행사 유치 및 인근시설보완 등을 통해 제대로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포항에 필요한게 마리나시설인데, 누가 투자할 것인지 사업성불투명이 문제라고 본다. 마리나시설과 호텔·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들은 투자가 크게 요구되는데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은 요즈음 더욱 유치가 힘들다. 수족관이며 해양박물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포항시가 환동해거점도시로서의 비전을 크게 펼치려는 이때, 영일만항 크루즈부두가 완성되는 시점을 앞둔 이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않된다고 생각된다.

해양관광추진에 기후적인 불리함을 지닌 포항으로서는 서비스·콘텐츠산업 활성화와 해양관광사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해양관련축제, 민속어촌, 해양박물관 등 주최 및 조성도 중요하지만 크루즈승객들을 위한 명품아울렛, 대형쇼핑·마켓 등도 함께 추진하자는 것이다. 죽도시장의 활어회, 불빛축제, 철강아트페스티벌, 포항운하크루즈 등은 이미 잘 알려졌으므로 이들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하고, 인근에 ‘국제·여행자거리’를 만들어 캐릭터숍, 헬스&뷰티숍, 화장품숍, 식당, 카페, 펍, 호텔이나 케스트하우스 등이 밀집되고, 트렌디한 젊은 층과 K팝·K뷰티 호감도 높은 외국인관광객들의 유치를 목표로 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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