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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의 미술평설] 빛과 바람의 선율을 풍경으로 - 사진작가 유승호구본숙 미술평론가
   
유승호 작가는 캐나다 크리스천 대학에서 종교음악을 전공하고 패튼 대학교에서 예술학을 배우고 동 대학에서 플루트 최고 연주자 상을 수상했다. 또한 버클리 연합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사진작가로서는 다소 특이한 이력이다. 그는 이후 대한항공과 한국일보 후원 사진 콘테스트에서 2011, 201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촉망받는 사진작가로 떠올랐다.

그의 작품에서 움직임을 표현한 음악적 요소와 지역적인 감성이 풍부하게 녹아있다. 작품 ‘서풍(Westerly Wind)’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태평양 바다에서 형성된 찬 기류가 바람을 타고 해무가 넘어오는 광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 주의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로 서늘한 여름과 비교적 따뜻한 겨울의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이러한 기후조건은 유승호 작가가 아름다운 사진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
석양의 찬란하고 깨끗한 빛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묘하고 은은한 붉은 색감의 향연을 보여준다. 석양이 넘어가며 나타나는 눈부신 한줄기 빛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빛 사이로 차가운 바람을 타고 형성된 해무는 바람을 타고 곡선을 이루며 물결치는 파도처럼 움직이고 음악적 선율처럼 조용하면서도 아름답고 때로는 한 폭의 그림처럼 서정적이다.

해무와 잘 어우러진 침엽수는 별개의 개체로 분리되지 않고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이는 미국의 풍경을 담으면서도 동양적 정신성을 보여주며 외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선 여운을 남긴다. 피사체의 깊은 어우러짐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객관과 우연이 분리될 수 없는 지친 현실속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휴식과 위안을 전한다. 사진이란 고정된 시각예술의 개념에서 탈피하고 시간의 변화와 빛과 해무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에서 잔잔하게 지나가는 인생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으로 시간의 변화나 움직임의 표현이 가능한 이유는 유 작가가 장 노출(Long Exposure)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기법은 피사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사람의 시각과 다르게 표현되는 것으로 적정 시간을 정하고 어느 정도 장 노출을 주는가에 따라서 시각적 안정감과 편안함이 비로소 표현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기법의 표현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의 구름이 안개처럼 촬영되기도 하고 철썩이는 파도가 잔잔한 안개처럼 촬영되기도 하는 것이다.

유 작가의 작품은 반복된 답사를 통해서 아침 이른 시간부터 저녁 늦은 시간, 혹은 바람이 부는 날, 추운 날, 따뜻한 날, 비가 오는 날 등 천태만상의 다양한 풍경적 요소를 겪어보고서야 비로소 작품이 머릿속으로 그려지고 정교하게 구상된다고 한다. 바다의 기운을 물씬 안고 차가운 바닷바람을 담고 넘어오는 태평양의 해무를 촬영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타말파이스 산으로 달려간 그의 경험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안식과 평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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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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