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에 취하고 향에 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양초라고 말하고 싶다. 태우면서 떨어지는 촛농 그 자체로도 감성적인 양초는 요즘 2~30대 여성들에게 떠오르는 취미생활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만들면 어려움이 많은 양초를 쉽고 재밌게 가르쳐 준다는 공방이 있어 한 번 찾아가 봤다.

포항 브리에 캔들 공방(대표 정하영)은 독특하게 ‘홈 공방’이다. 집에서 양초를 만든다고 하면 문의를 준 사람들이 흠칫 놀라지만 방 하나를 완벽하게 작업실로 꾸며놨고, 정하영 대표가 친절하게 가르쳐줘 초보자들도 안심하고 찾아가도 된다. 그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전문적으로 양초 만들기를 배웠고,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포항에 정착하게 됐다. 포항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보다 양초를 전문적으로 가르쳐보자고 생각해 현재 홈 공방으로 발전하게 됐다.

수업과정은 자격증, 원 데이 클래스로 나눠져 있다. 자격증 과정은 한국양초공예협회에서 나온 28가지의 양초 만드는 방법을 알려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그뿐만 아니라 정 대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정보를 모두 알려준다고 하니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문해도 좋다. 현재는 2가지의 과정만 진행되고 있지만 추후에는 취미반도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요즘 양초 트렌드는 몰드에서 빼내 예쁜 모양의 디자인 캔들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 같은 형태는 불을 붙이려면 밑에 받침대를 놓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태워야 한다는 양초의 개념보다는 장식을 한다는 개념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태우지 않아도 향은 3~5개월 지속되며 5개월이 지나 불을 붙이면 다시 발향이 된다고 하니 방향제 역할로도 손색이 없다.

과거 양초에 파라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뉴스가 보도된 후 꺼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브리에 캔들 공방에서는 콩, 벌꿀, 코코넛에서 추출된 천연 왁스만 사용한다니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젤 캔들 등 부득이하게 파라핀 성분이 들어있는 왁스를 사용할 때는 불을 붙이지 말고 디자인 캔들로만 사용해달라고 조언을 해준다고 한다. 정 대표는 오는 30일 12시부터 4시까지 포항조마유소년축구클럽에서 프리마켓을 진행한다고 하니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찾아가 양초의 무궁무진한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싶다.

브리에 캔들 공방 정하영 대표는 “앞으로도 천천히, 꾸준하게 공방을 운영해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광고 등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단기간의 홍보를 통한 거품은 쉽게 빠져나가는 것을 알기에 조금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성장해 포항에서 으뜸가는 캔들 공방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렁이는 불꽃과 은은하게 퍼져 코 끝을 간질이는 매력을 가진 양초, 차갑게 얼어져 있던 마음을 양초를 통해 스르륵 녹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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