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희 동해안 전통음식 전문가

경제가 어렵고, 내외적으로 복잡한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종전의 문턱까지 가면서, 전례음식과 전통발효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필자로서는 동해안의 발효 음식의 지도를 따라 채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곳에서 만들어졌던 수산발효 음식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우리에게서 사라질까 두렵다.

식해의 맛을 함경도부터 살펴보면 명태, 가자미, 도루묵, 문어 등 많이 잡히는 어종들이 있다. 어종에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자미는 『북관지』에 따르면, 비목어, 회저라 불리었고,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첩역’이라고 불렸다

명태를 이용하여 식해와 젓을 담궈 삭혀서 반찬으로도 이용하였다. 그 뒷맛이 달고 새콤하고, 개운하여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이었다. 같은 동해바다를 중심으로 강원도에서는 조와 무, 파, 통마늘 등 야채와 여러 흰살 생선들을 기호에 따라 엿기름, 고춧가루를 버무려서 식해를 만들었다.

그리고 조를 많이 사용한 것과 이중 발효가 특징이다. 영덕을 중심으로 동해의 끝자락까지는 멥쌀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눠진다.

밥식해의 활용은 귀한 손님이 오거나, 결혼식, 잔치음식으로 만들어졌었다. 제사 때는 고춧가루를 쓰지않은 흰밥식해를 올리기도 한다. 생선을 손질하는 방법과 어종의 선택, 계절별 만드는 때까지, 집집마다 밥식해를 담그는 방법이 다르다.

밥식해의 맛기행을 따라 영호남의 수산발효와 남북까지 발전되다면 또 하나의 식문화가 만들어질 거 같다.

포항시 70주년을 맞이하는 경사스런 날 우리는 포항을 찾아오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어떤 귀한 맛을 줄 수 있을까? 지역의 전통의 맛보다는 식당의 음식문화가 우리에게는 더 가깝다. 똑같은 장맛과 점점 달아지는 맛에 익숙해져 정말 귀한 것을 잃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한 번쯤 돌아봐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맛을 낸다는 것은 시간과 정성이 가장 귀한 양념이다. 우리는 이것을 발효와 숙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동해안의 푸른아라 맛을 찾아…. 식해가 남북을 아우르는 진정한 우리 조국의 음식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