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사면초가(四面楚歌)라고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북한이 한 곳도 상대해 주지 않는다. 외교는 거의 단절상태에 가깝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김정은 위원장마저도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나 국제사회에서 혼자는 살 수는 없다. 지금의 우리나라 외교는 계속 고립이 되어 가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는 손발이 안 맞고, 일본과는 여러 분야에서 삐걱거리고, 중국과는 아예 불통이다. 내치(內治)는 물론이거니와 외치(外治)는 더더욱 중요하다. 안으로는 국론이 분열되고, 경제는 기울고, 밖으로는 친일, 반중, 불신미국, 친북소외 등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았다.

3만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이다.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일 안보 최고위급 회의가 결렬된 이후 한·일 간의 갈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 23일 오전 한국과 일본의 반공식별구역을 수차례 무단 진입했다. 한·미·일 수장의 부산 회동 무산 소식이 전해진 후 2~3일 만이다.

동야의 고전으로 불리는 초한지를 보면 진시황(秦始皇)의 천하가 망하고 유방(劉邦)과 항우(項羽)가 전쟁을 할 때 유방의 군대가 항우의 적진을 포위하고 항우의 군사들을 향해 일제히 사향가(思鄕歌)를 부른다.

군사(軍士)들에게 고향을 그리워하도록 책사 장량(張良)은 장군 한신(韓信)에게 작전명령을 내렸다.
유방의 군사들이 일제히 적군 항우 군대 방향으로 노래를 부르니 사방에서 난리가 났다. 전쟁을 하는 마당에 노랫소리가 들려 항우가 나가보니 자신의 군대를 향해 사향가를 부르는 것이다.

전세(戰勢)는 이미 기울고 군사는 항우의 부하들은 전의(戰意)를 상실했다. 그 결과 항우는 패했고 유방은 승리를 거둬 한(漢)나라를 세웠다. 이것이 사면초가의 교훈이다.

국내는 여론이 양분되고 국외는 고립된 지금의 나라 사정을 현 정부는 잘 타개해 나가야 한다. 외교가 내치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정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멀리 보는 원시안(遠視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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