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현재, 최근 보건복지부는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계자는 프리핑을 통해 자살시도자가 일반인보다 자살률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사망 유형과 위험요인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살시도의 주된 원인은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 대인관계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순이었다.

그동안 자살 요인을 개인의 심리적, 경제적 고통 때문에 발생하는 개별적인 현상으로 이해하여 개인의 나약함과 맹목성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자살의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주변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살 그 자체가 하나의 단위로 독자적인 특성, 사회적 특성을 갖기 때문에 자살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대책이나 우리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조사한 자살사망 4가지 유형을 보면, 급성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 정신과적 문제 등이다.

급성 스트레스 유형은 자살 12개월 내 발생한 경제, 대인 스트레스 등 특정 사건으로 인해 급성으로 사망한 경우이다. 만성 스트레스 유형은 질병, 폭력, 학대, 빈곤 등 만성적 스트레스가 전 생애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특정 촉발 사건에 의해 사망한 유형. 적극적 자해/자살시도 표현 유형은 절망감 등 심리적 고통으로 인해 자살시도를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자해 및 자살을 여러 번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유형이 포함되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의 73.9%는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응답해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였지만 누군가 자살을 결심한다면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인식하는 비율도 25.6%로 일본의 11.8%에 비해 높았다”고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자살을 막는 방법은 원인을 정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살시도자를 대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한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언젠가는 자살을 할 것이며,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관심을 꾸준히 가질 때 자살률은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인생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겪으면서 심할 경우 삶을 포기하게 되는 것도 결국 우리사회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