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창기 교수. /포스텍 제공
우리나라 산업 폐열량은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4분의 1 정도로, 활용되지 못하고 그대로 버려진다. 이 폐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것이 열전소자인데, 이렇게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반도체를 열전소자라고 부른다. 포스텍 연구팀이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대량생산이 어려웠던 열전소자를 친환경적인 실리콘 물질을 활용해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창의IT융합공학과 백창기 교수와 김기현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이승호 씨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실리콘 나노선 열전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최근 게재됐다.

지금까지 열전소자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smuth telluride, Bi2Te3)라는 물질로 만들었다. 비스무스와 텔루라이드의 화합물인 이 물질은 고가인 데다 자원도 희소하고 유독성 물질이어서 대량생산과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실리콘은 값도 싸고 친환경 물질인 데다 반도체 공정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열전도도가 높아 효율이 낮아서 활용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해 실리콘 물질의 열전도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집중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 나노선의 포논 이동(열전달)을 제어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하여 실리콘 열전소자의 효율을 향상하는데 성공했다. 재료 내부의 열은 포논으로 전달되는데 포논의 이동이 억제되면 열의 흐름이 느려지고 열전도도가 감소해 열전소자의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이 공정 기술을 활용해 포논의 다양한 산란을 유도해 열전도도를 기존 벌크 실리콘 대비 15분의 1수준으로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실리콘 나노선 열전소자를 제작해 기존 열전소자보다 우수한 개방전압 및 전력을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의 반도체 공정 기술과 실리콘 물질을 활용해 제작 단가를 낮추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성능 실리콘 열전소자를 제작할 수 있어 열전소자의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팀이 보유 중인 다양한 원천기술(국내출원:3건, 미국출원:1건)을 기반으로 포스코ICT, 포스텍 벤처회사 싸이츠,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경원이앤씨, 파워큐브세미, 나노종합기술원, 나노융합기술원, 씨엔씨티에너지 등 다수의 협업 기관과 함께 철강 공정 및 열병합발전 등에서 버려지는 폐열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폐열 에너지는 국내 1차 전체에너지 소비기준으로 약 24.8 %가 버려지는 폐열 형태로 배출되고 있는데 이것을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할 경우 상당한 양의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백 교수는 “다양한 열에너지원을 전력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저감기술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산 신에너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실증을 통해 상용화 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 산업에너지 ICT융합컨소시엄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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