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최근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를 전략적으로 결단하지 않고,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서만 협상에 나서고 있고, 한미 동맹은 흠집이 생기고 느슨해져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선의로 추진되는 대북정책을 북한이 선의로 받아드리지 않고 이용만 하고 있어 성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핵문제, 한미동맹, 대북정책이 제대로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바를 찾아야 한다.

첫째, 북핵문제이다. 북핵문제에 있어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는 것은 경제 위기를 모면하고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하라는 표현에 대해 과거, 현재, 미래 핵능력의 전면 폐기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여기에 합의한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 위기를 모면하고, 이 모호한 표현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현재 보유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동결하는 선에서 미국과 타협해 보려는 입장과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지려는 목적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사실상 북핵 활동의 동결과 미국 핵우산의 제거로 이해해 왔으며, 1991년 김일성이 주장하던 비핵화 개념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 하노이 회담으로 이런 북한 김정은의 의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회담결렬이 실망할 일은 아니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살라미 전술'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앞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할 때까지 미국은 중대한 제재 완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또한 안보리 대북결의 이행과 대북 압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둘째, 한미동맹문제이다. 현 정부가 한미 관계를 경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 한미동맹은 흠집이 나 있고 느슨하므로 한미는 서로 흠집은 수선하고, 느슨함은 단단히 조여 강화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상대에 이해를 구하면서 가야 하는데 거기에 좀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대한민국의 유일한 동맹은 미국인데, 이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다고 보며, 현 정부가 외교적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도 이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은 전문적 외교로 볼 수 없어 한미동맹에 금이 가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한미는 서로 관리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반한 데모를 하지 않는데, 우리 대한민국의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에서 반미 데모, 반미 구호가 극렬하게 벌어지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최고의 맹방인 미국과 미국 사람들이 생각할 때 서운함이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튼튼한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셋째, 대북정책문제이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와 정책에 이견이 없지만, 상황에 맞춰 현실적 접근을 하여 수행하는 방법론이 중요하다. 북한과 독자적으로 무엇을 섣불리 하겠다고 하지 말고,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국가를 위한 제재와 국제 공조에 더 확고히 참여해야 한다.
현 상태에서 본격적인 남북 경협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불가능한 허상에 기초한 남북 경협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현 정부는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무엇이 진정한 해결책인지 잘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남북 경협 등 관계 발전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국제사회의 분위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입장, 유엔의 규정을 살피면서 해야지, ‘마이웨이’를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선의로 믿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너무 서두른 감이 있다. 북한 정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북한 정권은 소나기를 피하는 데 아주 유연하고 기민하고, 시간을 버는데 일가견이 있다. 유화적 자세로 나왔다가 시간을 번 뒤에는 그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인정사정을 보지 않고 목적을 관철하려는 의도를 뚜렷이 드러낸다.

따라서 북한의 접근 방식을 단계적 접근 방식으로 봐 주기에는 문제가 있다. 일종의 살라미처럼 얇게 자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느냐에 어려움이 있다. 북한이 구사하는 살라미 전술은 고도화되어 있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북한은 늘 살라미 전술을 사용한다. 그것은 단계적 접근이라고 볼 수 없고, 그래서 북한 같은 경우에는 빅딜로 일거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이번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대응으로 북한 정권의 의도가 뚜렷이 드러났다. 북한 정권이 당장은 강경한 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 안보정세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태세를 잘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 정부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 등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한 세상 만들기를 목표로 삼고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대북정책이 성공되도록 고도의 역량을 가지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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