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담공방에서 만든 도장
개인, 단체, 관직 따위의 이름을 나무에 새겨 문서에 찍도록 만든 물건인 도장은 성인이 되면 일상생활에 빼놓을 수없이 자주 사용된다. 서명을 대신할 수도 있고, 은행에서 통장을 발급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인 도장을 경북 포항에서 수제로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한 번 찾아가 봤다.

포항시 남구 연일읍 중명길 175번지의 소담공방(대표 김영애)은 삭막한 도시에서 살짝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중명자연생태공원 앞에 위치해 있다. DIY 목공 기초과정, 자연물 만들기, 우드버닝 취미반,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목공 체험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나무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으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영애 대표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파주 헤이리 마을의 도장 공방에서 도장 만드는 기술을 배워 현재 3년째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젊은 사람이 아니면 도장 만드는 기술을 안 가르쳐 준다는 장인의 고집도 김 대표의 열정을 이기지 못했다. 열과 성을 다해 도장 만드는 기술을 익힌 그는 포항공예예술협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지난해 4월에는 공예 발전에 이바지한 공이 인정돼 표창장까지 수여했다.

삼국시대 때부터 통치권력자가 인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어보로부터 관인(관청 도장)·사인(개인 도장) 등 널리 사용됐고, ‘신분 증명’의 의미 또는 ‘약속’의 의미로 우리의 역사와 함께 널리 사용한 도장은, 과거 목판인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이라고 그는 말한다.

공방에서 수업을 하는 것 외에 외부 출장도 간다는 김 대표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마음이 한 발짝 다가섬이 느껴질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마음의 상처가 있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을 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단순히 목공체험을 벗어나 사람의 상처받은 아픔을 치유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도장 만들기는 원 데이 클래스로 40분이면 체험을 할 수 있다. 도장을 팔 때 사용하는 ‘새김 공구’는 손에 닿아도 베이거나 상처가 나지 않아 초등학교 1학년생들도 충분히 할 수 있어 학생들의 정서함양에도 좋다고 한다.

김영애 대표는 “앞으로 공방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현재의 일을 충실히 하는 것에 만족한다”며,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소담공방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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