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구 울산시 녹지공원과장

▲ 이상구 울산시 녹지공원과장
겨울철 추위가 풀려가고 벚꽃이 만개하여 우리들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이 왔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강한 바람으로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식목일 및 청명·한식을 전후해 입산자가 증가함에 따라 산불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울산의 경우 최근 10년간(2009~2018년) 산불발생현황을 보면 총 201건에 413ha의 산림피해를 입었다. 봄철 발생건수는 169건으로 전체 발생건수의 80%를 차지하고 피해면적도 378㏊로 92%를 차지한다. 이와 같이 산불은 봄철(3~4월)에 집중된 것을 알 수 있고 그 피해도 크다. 산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101건, 48%)와 소각(48건, 23%)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산행인구가 증가하고 영농준비를 위한 소각이 빈번하게 이뤄져 개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만 보더라도 강한 바람으로 인해 차마 말로 표현하기 부족할 만큼 많은 피해를 입었다. 영상으로 접한 산불현장은 빨간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온통 마을이 빨갛게 변했다. 강풍을 동반한 산불을 보고 우리는 흔히 '불이 날라 다닌다!' 는 표현을 사용한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산불의 경우 진화인력이 접근할 수가 없고 산봉우리와 봉우리로 번져 가기 때문에 쉽게 진화 할 수도 없다. 특히, 야간 산불의 경우 시야가 좁아져 자칫했다간 안전사고도 우려되기 때문에 주간 산불보다 더욱 위험하다.

우리 시에서도 다양한 산불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추진 중에 있다.
3월 15일부터 한달 동안 '봄철 대형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시와 더불어 구·군별로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야간 산불발생시 신속한 초동 진화를 위해 산불감시원 및 산불전문진화대원을 배치하고 야간 순찰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 산불취약지 입산통제 및 등산로를 폐쇄하고 헬기를 활용한 입체적 계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산불무인감시카메라(22대)를 활용해 예방 및 감시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산불진화 골든타임제(산불신고부터 물 투하까지 소요시간) 이행(30분 이내 도달)을 위해 산림청 헬기와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산불이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산림청 헬기를 신속히 지원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재난 문자방송을 활용해 산불발생 및 대피 안내문자 발송 체계도 갖추고 있다.

산불은 행정기관만의 노력으로 절대 안심할 수 없고 예방할 수도 없다. 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고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 출입하지 말고 셋째, 입산을 할 경우 라이터,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은 소지하지 말고 산에서는 담배를 절대 피우지 말아야 한다.
부주의로 인해 타인 또는 자기 소유의 산림을 불에 타게 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고의로 산불을 발생케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산림이나 산림과 연접한 토지에 불을 놓거나 가지고 들어간 자는 10~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불을 발견했을 경우 시 및 구·군 산림부서, 119,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고 산불 규모가 커지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산불 발생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논, 밭, 공터 등 안전지대로 신속히 대피하고, 산불로 위험에 처했을 경우에는 바람을 등지고 주변의 낙엽, 나뭇가지 등 연소물질을 신속히 제거한 후 소방서, 경찰서 등에 신고한 후 낮은 자세로 엎드려 구조를 기다린다.
또한, 산불은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확산되므로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불길에 휩싸일 경우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해 불길이 약한 곳으로 신속히 대피한다. 산불보다 높은 위치를 피하고 복사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주택가로 산불이 확산될 경우 불씨가 집으로 옮겨 붙지 못하도록 문과 창문을 닫고 집 주위에 물을 뿌려주고 폭발성과 인화성이 높은 가스통을 제거한다. 대형 산불로 확산되어 주민대피령이 발령되면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서 지정된 대피장소로 신속히 대피하여야 한다.

산불로 망가진 숲을 원래대로 회복하는데 최소 30년 이상 소요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수 십 년간 지켜온 산림이 파괴되지 않도록 시민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한 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은 대대손손 물려받은 소중한 숲을 잘 이용하고 보전해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물려주어 자손대대 부끄럽지 않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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