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벼루 등 전시…경주의 또 다른 볼거리 될 전망

▲ 전시장 내부
지난 5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각종 벼루를 1500여점이나 모은 수집가가 최근 경주시내에 벼루전문박물관 개관을 준비 중에 있어 경주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 70년대 초부터 벼루수집에 나선 뒤 박물관 개관을 준비 중인 장본인은 경주출신으로 그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언론인생활을 했으며 제6대 경주문화원장을 역임한 손원조(77) 관장이다.

손 관장은 지난해 경주시 화랑로 107번길 10-9번지 경주읍성 서편 인근에 터를 잡아 건물을 새로 지은 뒤 오는 25일 ‘경주취연벼루박물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 준비에 지금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새로 개관될 이곳 벼루전문박물관에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벼루를 비롯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벼루 등 다양한 석질(石質)과 형태는 물론 미려(美麗)한 조각을 한 우리나라 벼루들이 모두 11개의 진열장에 자리 잡고 앉아 관람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진열장 안에는 삼국시대의 흙벼루(土硯)를 시작으로 고려시대 풍자벼루(風子硯)는 물론 조선시대의 오석벼루(烏石硯)과 자석벼루(紫石硯), 옥벼루(玉硯), 수정벼루(水晶硯), 나무벼루(木硯), 쇠벼루(鐵硯), 도자기벼루(陶硯) 등 100년 이전의 벼루 100여점이 재질에 대한 설명문과 함께 이름표를 단채 진열돼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미 50여년 전 처음 취미로 우리 선조들이 아끼던 벼루를 한 점 두 점 수집하기 시작하던 손 관장은 모아진 벼루가 10점이 되고 100점이 되면서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벼루돌에 새겨진 여러 가지 조각들에 매료(魅了)돼 벼루전문 수집가로 변신하면서 지난해까지 모두 1천500여점의 각종 벼루를 수집해한 끝에 올봄 결국 벼루전문박물관을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손 관장은 “6~7세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가 축문을 짓고 아버지가 지방을 쓸 때 마다 직접 먹을 갈아본 경험이 있어 벼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70년대 초부터 이를 수집하게 됐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 49년간의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투자한 많은 노력들이 너무 아까워서 결국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벼루전문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고 벼루수집의 동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에서 벼루수집가로 소문이 난 손 관장은 지난 2001년에 봄에는 경주보문단지의 세계문화엑스포공원 상설개장 당시 한달동안 한국벼루 특별전시회를 가져 인기를 모았으며 2003년 8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본 행사 때도 일주일 동안 벼루특별전시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 2017년에는 경주국립박물관에서 2달간 ‘검은구름 뿜어내는 검은 벼루 연’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을 개최해 전국에서 찾아온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곳 경주취연벼루박물관에는 각종 벼루 이외에도 120년 된 종이를 비롯해 105년 된 먹과 70년 전부터의 각종 종이류는 물론 연적(硯滴)과 수십 점의 연갑·연상(硯匣·硯床), 필세(筆洗), 문진(文鎭), 붓통, 붓걸이, 고비 등 다양한 문방사우 관련 각종 문구류가 전시돼 우리 선조들의 빼어난 심미안(審美眼)과 선비정신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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