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거나 한 상

삼겹살은 된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 편견
고추냉이와 돼지고기의 찰떡궁합
멸치 젓갈도 제공해 개인의 취향 저격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돼지고기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회식은 물론 친구들과 친목도모할 때, 지갑 재정상태가 불안할 때,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을 때 가면 딱 좋은 곳이 바로 ‘꿀꿀촌’이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위치한 꿀꿀촌(대표 김정숙)은 터미널 근처여서 포항 사람은 물론, 타 지역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시골한우’, ‘궁물촌’으로 소고기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채 이제는 돼지고기에 도전하는 김정숙 대표의 꿀꿀촌은 개업한 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평일 오전 비교적 손님이 적은 틈을 타 꿀꿀촌을 찾았다. 김 대표의 추천 메뉴인 ‘아무거나’를 주문했다. 곧이어 나온 밑반찬은 돼지고기를 먹기 전에 벌써 배가 부를 만큼 푸짐했다. 보통의 돼지고기 전문점에서는 밑반찬을 기대할 수 없는데 꿀꿀촌은 꽤나 많은 밑반찬이 나와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쫄깃한 돼지껍데기 무침을 정신없이 먹고 있으니 곧 연분홍의 고운 살점으로 접시를 가득 메운 돼지고기가 나왔다. 대패, 뒷목덜미살, 가브리살, 항정살, 목살, 삼겹살로 이루어진 접시는 대패를 제외하고는 생고기를 취급한다. 대패를 먼저 구워 고기의 맛을 음미한 후 본격적으로 굽기에 나섰다.

불판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잘 구운 뒷목덜미살을 기본 소금에 찍어 먹어봤다. 쫄깃한 식감은 상하 치아의 운동을 더욱 빠르게 만들었고, 목구멍으로 삼키기엔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든다. 쉴 새 없이 소금과 된장을 번갈아 찍어 먹다가 뒤늦게 고추냉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릇하게 구운 목덜미살을 고추냉이에 찍어 먹어보니 아르키메데스가 알몸으로 목욕탕을 뛰쳐나와 ‘유레카’라고 외친 기분을 알 것 같았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모든 육고기는 많이 먹으면 느끼함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고추냉이는 이런 느끼함을 단번에 해소해준다. 단 한 번 고추냉이를 얹어 먹었을 뿐인데 입안에 톡 쏘는 알싸한 향이 퍼지며 개운하게 만들어줘 다시금 젓가락질에 박차를 가해준다.

뒷목덜미살의 여운을 뒤로한 채 이번엔 목살을 구워봤다.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는 목살은 굽기 전부터 맛있는 느낌을 준다.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만큼 굽는 데 시간이 걸렸다. 침을 삼기며 참은 인고의 시간 끝에 잘 구워진 목살은 탱글한 식감과 함께 터져 나오는 육즙이 입안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듯했다. 풍부한 육즙을 자랑하는 목살을 멸치 젓갈에 찍어 먹어봤다. 입에 넣어 몇 번 씹으니 여기가 제주도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제주도를 방문할 때면 항상 먹었던 그 맛을 꿀꿀촌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김정숙 대표는 “나와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을 준비한다. 손님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항상 요리를 하고 있다. 꿀꿀촌은 가성비 좋고 주차도 편리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외식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민분들이 찾아와 돼기고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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