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특별법 청원 원론적 답변에 실망감…국회 앞 대규모 집회 추진

▲ 포항지진특별법 조기 제정 촉구 국회 앞 대구모 상경시위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일 포항 육거리에서 열린 특별법 제정 촉구 ‘범시민 결의대회’모습
청와대가 지난 17일 공개한 '포항지진 피해배상 및 지역재건 특별법' 제정 청원에 대한 답변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자 특별법 조기 제정을 촉구하는 범시민 행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포항지진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4월 2일 포항에서의 대규모 결의대회에 이어 조만간 국회 앞 1천여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통해 포항지진특별법 조기 제정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 원론적인 수준으로 시민 기대에 못 미치자 특별법 조기제정에 시민역량을 결집한다는 것.

포항시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 대한 입장을 통해“피해지역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면서“2017년 11·15 지진은 자연재난이 아니라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사업 추진과정에 일어난 중대한 인재(人災)인 점을 감안, 정부와 국회가 적극 협력해 피해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는 이러한 인재가 반복되지 않도록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줄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또한 청원에 참여한 많은 국민들의 염원과 조속한 대책을 바라는 포항지역 피해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답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와 여당에서 특별법 제정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존에 지원된 예산은 자연재해에 따른 최소한의 복구 지원금으로, 포항 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닌 정부가 추진한 지열발전으로 촉발된 인재로 밝혀진 만큼 특별법 제정을 통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국민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은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로서 피해주민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 특별법안을 발의한 상태인 만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특별법안을 발의해 여야합의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정부에서도 포항지진 피해 대책을 총괄하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진특별법 제정을 건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회 5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비서실장, 정책실장, 정무수석, 경제수석에게 특별법 제정을 건의하고, 4월에도 국무총리에게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설득했으며, 5월에는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 신속한 특별법 제정을 건의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역정치권도 특별법 조기제정에 시민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국회 앞 대규모 상경시위를 열 것을 제안했다.

허대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청와대를 향해 20만명 서명운동을 벌여 답을 얻었고 산자부 앞에서 규탄집회도 열었다. 이제 국회로 가서 국회 정상화, 특별법 제정을 외칠 때다”면서 “포항지진범대위도 1천명 규모의 국회 앞 집회를 약속한 바 있는만큼 국회 앞 집회에서 시장, 의장이 다시 한번 머리를 깍으며 포항시민의 이름으로 '국회 정상화'와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앞 집회를 열면 자신도 머리를 깍을 용의가 있다고 했다.

앞서, 강성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지난 17일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 법 제정을 추진하면 정부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여야 논의를 거쳐 특별법을 만들자는 입장을 밝혔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특별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강 비서관은 또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며 "특별법 제정 등과 관련된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안전한 부지 복구 등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주무 부처인 산업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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