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음악극 '피터와 늑대' 표지. /봉산문화회관 제공
봉산문화회관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앙상블시리즈’ 5월 공연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음악극 '피터와 늑대'를 봉산문화회관(대구 중구) 스페이스라온 무대에 올린다.
해설과 오케스트라로 구성되는 '피터와 늑대'는 어린이를 위한 음악극이다.
극 중 인물을 특정 악기와 주제로 표현해 ‘관현악 입문곡’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는 16년간의 프랑스 망명 생활을 끝내고 러시아로 귀국한 이듬해인 1936년에 작곡한 작품이다.
해설자가 동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읽어주고 그 사이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삽입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프로코피예프는 어느 여류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직접 대본을 쓰고 음악을 붙였다.
러시아로 돌아간 1935년, 그는 두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모스크바 중앙 어린이극장에서 공연하는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를 관람했다.
반년 후 어린이극장을 다시 방문한 프로코피예프에게 극장주 나탈리아 자츠는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의뢰했다.
그녀는 어린이들에게 음악적 소양을 길러줄 수 있는 작품을 원했고, 프로코피예프는 ‘모스크바의 아이들을 위한, 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의욕적으로 작업에 몰두했고 겨우 나흘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1936년 모스크바 중앙 어린이극장에서 이루어진 초연은 별다른 반응을 얻어내지 못했지만, 나탈리아 자츠가 해설자를 맡았던 두 번째 공연에서는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프로코피예프는 등장인물들마다 각각 악기를 지정해 인물의 성격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다.
작은 새는 플루트가 담당하고, 오리는 오보에, 고양이는 클라리넷이 담당한다.
할아버지의 낮은 음성은 바순이 연주하고, 커다란 늑대는 세 대의 호른이 연주함으로써 무시무시한 모습을 강조한다.
사냥꾼들은 목관 합주로 연주되고, 팀파니와 베이스드럼이 총소리를 묘사한다.
주인공인 피터는 현악성부가 담당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각 악기의 음색이 인물과 함께 제시됨으로써 다양한 악기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과 함께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관현악 입문곡’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면서 해설자의 역할이 큰 만큼, 유명인사가 해설을 맡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연주의 경우에는 해설을 맡은 유명인사와 청중 모두가 큰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주인공 피터를 표현하는 현악 성부의 C장조의 밝은 선율이 초원으로 나가는 피터의 모습을 그린다.
플루트가 새의 지저귐을 묘사하고, 뒤이어 오보에의 선율이 오리의 등장을 알린다. 오리는 피터가 실수로 문을 열어놓은 틈을 타 집에서 빠져나오고, 가지 위의 새와 입씨름하다 웅덩이에 뛰어든다.
클라리넷이 피아노로 슬며시 끼어들면서 고양이가 살금살금 등장하는 장면을 그린다.
고양이는 작은 새를 잡으려 하고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피터가 위험을 알리자 새는 나무 위로 날아간다.
포르티시모의 긴장감 넘치는 화음진행이 위기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린다.

한편 피터가 숲으로 간 것을 안 할아버지는 늑대가 나올 거라며 피터에게 화를 낸다.
바순의 선율이 할아버지를 묘사하고, 현악선율은 건방지게 말대꾸하는 피터를 묘사한다.
피터와 할아버지가 집으로 들어간 뒤, 숲에는 커다란 늑대가 등장한다.
호른이 피아노에서 시작해 점점 커지고 현성부와 스네어 드럼, 심벌즈가 트레몰로를 연주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허둥대는 선율은 늑대를 피해 도망하는 고양이와 오리를 묘사한다.
그러나 뒤뚱대는 오리는 결국 늑대에게 붙잡히고, 포르티시모의 화음이 공포의 순간을 강조한다.
늑대는 오리를 산 채로 삼켜버리고, 피아니시모로 울리는 오보에 소리가 뱃속의 오리를 묘사한다.
나뭇가지 위에는 고양이와 새가 앉아 있고, 늑대는 나무 아래에서 배회하며 이들을 잡아먹을 기회를 노린다. 클라리넷과 플루트, 호른이 불안감을 조성하며 연주된다.

이 장면을 모두 지켜본 피터는 밧줄을 들고 나무 위로 올라간다.
불길한 느낌의 화음이 연주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피터의 계략에 따라 작은 새는 늑대의 코앞을 날아다니고 화가 난 늑대는 새에게 덤벼들면서 뛰어오른다.
트럼펫과 작은 북이 새를 잡으려다 실패하는 늑대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피터는 늑대가 새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꼬리를 밧줄로 묶어버린다.
포르티시모의 긴박한 화음이 연주되면서 C음을 연주한다.

사냥꾼들이 등장하고, 사냥꾼 역을 맡은 목관성부가 유니즌으로 선율을 연주한다.
이들은 늑대의 발자국을 따라 오면서 총을 쏘아대고, 팀파니와 베이스드럼이 총소리를 모방한다.
피터는 나무 위에서 쏘지 말라고 외치면서 늑대를 잡았다고 외친다.
안단테의 평온한 선율이 연주되면서 평화가 왔음을 알린다.
사냥꾼들은 선두에 선 피터와 함께 늑대를 끌고 동물원으로 행진한다.
현악성부가 아닌 호른이 피터의 주제선율을 연주하고, 피아노로 연주되는 사냥꾼의 행진과 포르테로 연주되는 늑대의 울부짖음이 뒤따른다.
바순의 선율이 투덜대는 할아버지를 묘사하고, 클라리넷이 뒤따르는 고양이를 묘사한다.
피터의 주제가 다시 한 번 의기양양하게 연주되고, 플루트의 즐거운 선율이 뒤따른다.
피아니시모의 오보에 선율은 늑대의 뱃속에서 울고 있는 오리를 묘사한다.
위풍당당한 행진은 포르티시모의 힘찬 총주로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터의 선율인 바이올린과 할아버지의 투덜거리는 모습을 묘사하는 바순, 팀파니와 베이스드럼이 총소리를 묘사하는 선율을 직접 연주한다.
바이올리 송정민, 퍼쿠션 이상준, 바순 서민경이 연주하고 서찬영이 해설을 맡아 극의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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