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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결책 없는 집단민원…이젠 국가가 나서야 한다
전국에서 집단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포항도 몸살을 앓고 있다. 상당수 민원이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만큼 굵직하다. 행정기관은 물론 군부대, 업체 등 민원 종류도 다양하다.
포항시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의 경우 민자 826억원을 포함해 정부·시 예산 등 1천534억원을 들여 건립하고 지난 2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철동과 오천읍 주민은 악취가 나고 태우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미세먼지 등이 발생해 피해를 본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 지어놓은 시설의 운영 중단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이 촛불집회까지 한다고 한다. 행정기관에서는 딱히 해결방안도 없다. 진퇴양난이다.
해병대가 포항공항에 건설하는 헬기부대 격납고도 인근 동해면, 청림동, 제철동 주민 집단반발에 부딪쳤다. 해병대는 2021년까지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 헬기 이착륙장, 격납고, 정비시설을 만든 뒤 20여대의 상륙기동헬기를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주민들은 "헬기부대가 들어오면 고도제한, 행위제한과 토지·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주민 재산과 지역발전에 피해가 발생하는 데도 주민과 협의 없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시로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포항자이아파트와 유강코아루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단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장례식장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시청과 아파트 주변에서 수차례 집회를 하며 건립 반대를 부르짖고 있다. 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한 업체는 시가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자 지난해 12월 대법원까지 간 행정소송에서 이겼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최고 권위의 대법원이 업체 손을 들어줬는데도 주민들은 막무가내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집단민원의 조정에 관한 법률’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법률안은 조정신청 절차를 규정하고, 조정신청의 통지를 받은 행정기관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조정에 응하도록 했다. 반면 행정기관이 집단민원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 등 행정기관도 조정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긴급하고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다고 인정되는 사안에 대해 결정으로써 조정 신청에 앞서 그 실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 법에 따른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진 의원에 따르면 광역·기초까지 포함하면 연간 4300여 건의 집단민원이 접수되고, 민원 당사자만 연 6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쯤되면 전국이 집단민원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를 먹고 사는 민선 시장·군수가 집단민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곳곳이 시끄럽다. 집단민원으로 나라가 망할 판이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지방행정을 믿지 못하는 민원인을 설득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 전문가와 공신력 있는 용역기관이 모여 집단민원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집단민원은 지자체 능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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