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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격리(隔離)와 공생(共生)박상훈 울산시 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우리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해 발생한 강력범죄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먼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안타깝게 발생한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서 짧게 열거한 사건들마다 특징들이 있겠지만, 공통점은 조현병을 앓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2016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즉,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이후, 치료 관련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그리고 지난 연말 임세원 교수의 사건이 발생한 뒤, 사법입원제도 및 외래치료명령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법안을 논의했으나, 정신질환자 당사자 단체 및 인권단체 등의 목소리로 무산됐다.
이로 인해, 어떤 이들은 '향후 조현병 문제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조현병이면 무조건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이는 각자의 입장과 생각, 무엇을 더 우선시 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짐은 당연히 인정돼야 할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정신질환자 특히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재활을 위해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해 온 필자의 경우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필자는 이 말을 항상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 등이 우선돼야 한다. 과거 미국에서 주립정신병원에 입원한 정신질환자들이 퇴원해 지역사회로 돌아간 적이 있다. 그 당시 정신질환자들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거나, 부랑인이 되거나, 범죄에 노출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야기됐다. 때문에 지역에서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기관들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재활시설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도 같은 취지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1998년 이후부터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 중 정신건강 및 정신질환자 복지향상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보니, 현재까지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이나 예산은 현실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이 사회로 돌아가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신재활시설의 경우는 턱없이 부족하다. 울산에는 겨우 2개 정도가 있을 뿐, 이 또한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신재활시설의 60% 가량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그 숫자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지역사회정신건강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정신질환 및 정신건강에 대한 지역 사회의 강한 편견 2. 정신질환에 대한 낮은 치료율 3. 정신질환 당사자 및 가족들의 위축 4.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무관심 등이 될 수 있다. 정신질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료와 재활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지역사회기관이 필요하고, 병원 및 지역사회기관들 간의 적절한 연계를 통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옹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요즘의 현실과 지역에서 요구하는 대책들은 격리(隔離)이다. 내 눈앞에 보이지 않아야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사회적인 존재이다.

함께 살아가는 것 공생(共生). 그 속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포함됐으면 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제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건강한 사람들이 마음을 조금씩만 열어주면 좋겠다. 정신질환 1년 유병률이 11.9%이다. 인구로 환산하면 약 470만 명이나 된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 속에 나의 가족, 친구, 동료, 이웃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의 삶을 격리시키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도록 그 조건을 만들어준다면 정말 누구나 평등한 행복을 누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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