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두번째부터)육사선생의 딸 이옥비 여사, 권영세 안동시장, 이근필 퇴계종손이 청포도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일제에 저항했던 시인 이육사 선생이 노래했던 고향의 청포도가 와인으로 재탄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의 자체생산을 위해 육사의 고향인 도산면에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를 완공해 28일 개소식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권영세 안동시장과 조영일 이육사문학관장, 와인제조 관계자, 포도재배 농민은 물론 육사 선생의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여사도 자리해 뜻을 더했다.

'264 청포도 와인'은 지역 출신의 민족 시인인 육사 선생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이육사 선생의 생가 인근에서 청포도를 재배하고 와인 제조에까지 이르렀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안동시 도산면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함께 본격적으로 청포도 지역적응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재배 규모화를 위해 농가를 대상으로 작목반을 결성, 재배기술을 교육하고 현장지도를 통해 청포도 재배 기반을 조성했다.

2017년에는 경북도 지역특화사업 공모에서 우수모델로 선정돼 2억4천만원의 사업비를 받았고, 총사업비 3억원으로 현재 도산면 토계리에 5톤의 숙성 탱크를 갖춘 와이너리를 건립했다.

이 와이너리는 청포도작목반 회원으로 활동했던 농민들이 직접 운영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포도로 와인을 빚을 예정이다.

264 청포도 와인의 원료가 되는‘청수’품종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품종으로 와인으로 빚으면 맛과 향이 좋아 호평을 받는 포도 품종이다.

국내 와이너리에서 ‘청수’로 생산한 와인들이 국제포도와인기구가 인증하는 세계 3대 와인 시상식 중 하나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연이어 골드상·실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64 청포도 와이너리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는 육사 선생의 고향 원천리 불미골이 있고, 마을 입구에는 이육사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육사 선생과 가깝게 지내던 신석초 시인은 육사를 '대주호'라고 불렀을 만큼, 시 '청포도'를 발표하던 무렵의 육사는 말술을 마시는 호주가(好酒家)로 소문나 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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