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문화계는 현실 반영 콘텐츠로 뜨겁다. 과거에는 밝고 긍정적인 캔디 캐릭터가 영상 콘텐츠의 인기를 주도해왔지만, 현재는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관객과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외면받았던 현실을 화두로 꺼낸 영화 '카트'와 '거인', 드라마 '미생' 등이 대표적이다. 세 작품 모두 각각의 녹록치 않은 현실에 처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13일 동시 개봉되는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와 '거인'(감독 김태용)은 현실적인 아픔을 진지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카트'는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관심받지 못한 채 외면당해야 했던 이야기이자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았다.

실제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한 나라다. 특히 여성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정직하게 그려내면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드라마를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지난달 11일 폐막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지난달 22일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카트'를 먼저 관람한 관객들 역시 비정규직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다는 감상평을 내놨다.
'거인'은 세상과 가족에게 외면받고 성장통보다 인생의 고통을 먼저 배운 열일곱 소년 영재(최우식 분)의 뜨거운 눈물을 담은 영화다. 이는 기존 십 대 영화와 달리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이자 고해 프로젝트로 왕따, 성폭력, 강간 등의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십 대 아이들의 가슴 속 상처와 고민을 그린다. '거인'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주연배우 최우식의 호연과 애잔한 청춘을 그린 서사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방송계의 흐름도 영화계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을 한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인생의 축소판과 같은 바둑의 특성을 직장인의 삶에 절묘하게 빗대는 동시에 직장인들 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미생'은 첫 방송 이후 직장인을 비롯한 취업 준비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제가 됐다. 기존 드라마와 달리 환상 대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현실을 다루며 매주 '미생'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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