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법원 이혼상담을 하면서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은 어린 영유아를 둔 부모를 상담할 때이다. 아직도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아이를 두고 이혼하는 당사자들인 부모의 마음은 더 아플 것이다. 영·유아는 스스로를 전혀 돌볼 수 없어 전적으로 부모의 보살핌에 의존한다.

흔히 영아기란 태어나서 1세 까지를 말한다. 이 시기는 태아가 어머니 품속에 있을 때 다음으로 왕성한 시기로 신체적으로는 성장의 두배, 체중은 3배까지 증가하는 시기이다. 아이는 젖을 먹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이 시기에 환경이 불안하면 불안장애를 일으키며 영양이 부족하면 영양장애를 유발하고, 영양이 과잉되면 세포수의 증가로 비만이 유발됨으로 이 시기에 맞는 적절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유아기는 흔히 생후 1세부터 5세 까지를 말하며 영아기에 비해 성장 발달 속도가 둔화 되는 기간이다. 유아기에는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 할 수 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욕구 표현이 분명하다. 이 시기에는 독립성도 증가하며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골격과 근육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부모의 돌봄과 사랑이 절대적이다.

이 시기 아이들의 감정은 매우 강렬해서 감정에 압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 점차 정서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울음은 불안과 짜증, 떼쓰기 등의 욕구불만의 또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이 때 양육자는 즉각적으로 달래주는 것이 필요한 지, 아니면 스스로 해결하도록 두어야 하는지를 지혜롭게 판단해야 한다. 즉 과잉 개입과 무관심 사이의 균형잡힌 보살핌이 요구된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불안과 두려움이 많다. 따라서 무엇보다 기질적으로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이들에게 있으며, 수줍음을 느끼기도 한다. 불안과 수줍음은 어린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경험이고 현상이기 때문에 양육자는 이를 수용하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

영유아기 부모이혼에 대한 아이들의 행동 특징은 세 가지이다. 첫째, 극심한 불안과 공포심이다. 둘째, 발달 지연이다. 셋째, 퇴행이다. 부모가 이혼하면 아이들은 표현은 못해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것을 부모는 인식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아직 아기라서 모른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얼마나 민감한지 모른다. 우리아이는 착하고 순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아이들이 어릴수록 오히려 주변의 긴장과 갈등에 예민하다. 엄마 아빠가 심하게 다투거나 어느 날 갑자기 어느 한쪽이 사라져 버린다면 아이는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인다. 또한 이혼이라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분노나 우울에 차 있는 부모가 아이를 돌볼 경우 아이는 자극에 느리게 반응 되거나 발달이 지연되기도 하고 심지어 퇴행을 겪기도 한다.

부모가 이혼이라는 스트레스나 분노, 미움과 우울로 인해 아이들을 방치하지 않도록 부모 자신의 마음의 평정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때 부모는 스킨쉽과 따뜻한 대화나 관심을 통해 아이가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영유아기에 부모가 이혼을 한다 해도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이나 세상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아이가 어릴수록 한쪽 부모와의 단절은 성장 과정에서 심각한 인격적인 장애를 초래 할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크면 만나기로 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비양육친과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면접교섭에 관한 협의를 해야 하며 비양육친은 아이를 위해서 충분한 양육비를 매달 지급 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영유아기에 아이를 물건처럼 나눠 가지듯이 몇 개월은 엄마가 몇 개월은 아빠가 데리고 있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된다. 가능한 아이가 최선의 환경에서 과연 누가 양육하면 아이에게 행복을 안겨 줄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비양육자는 아이의 평온하고 안정적인 생활 리듬을 깨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자주, 짧게 방문하여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는 기본 양육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부부가 이혼해야 한다면 아이들이 덜 상처 받고 덜 아파하도록 부부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배려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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