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몇 년전 필자가 ‘포항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50가지 이유’라는 칼럼을 게재 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도 포항에는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국내외적인 불황과 2년 전의 지진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어 있어서 지역민들의 고통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또 다른 차원의 지역발전을 이루어 내고자 포항의 민관산학연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은 아름다운 바다, 차별화된 산업 및 교육·연구 등과 함께 다양한 장점 및 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제대로 홍보되지 못했고 관광객 유치에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지난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지나치게 철강산업도시로서의 위상을 믿고 있었고, 어느 정도 자만함에 빠져 있었음도 사실이라고 본다. 물론 철강산업의 후퇴를 예측 못한바 아니며 산업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었으나 아직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은 물론이고 여수나 광양 같은 중소 도시들에 비해서도 경제산업발전 내지 다양화의 성과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함을 중앙정부에서도 지자체에서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선언적인 경우가 많음도 사실이다. 그 지역에 그 시기에 맞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실행이 되고 효과가 지대할 혁신적인 사업을 골라내기는 누구에게도 큰 도전 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2019년에 들어서만도 포항에는 많은 사업들이 계획되고, 진행되고, 완료되고 있다.

포항은 아름다운 해변을 지니고 있고, 3종류의 대형항만을 지니고 있고, 철강산업단지, 포스텍과 한동대 등을 지니고 있다. 올 연말에는 영일만항크루즈부두에 국제크루즈가 운항될 것이고, 몇 년 후 배후산업단지에 2차전지리사이클링·생산단지가 들어설 것이다. 또한 포항에는 다른 도시들과 다르게 차별화된 3-4개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송도해변을 기반으로 전국 2개 중 하나인 경제기반형도시재생뉴딜사업, 전국 60여개중 하나인 중앙동 중심시가지형도시재생뉴딜사업, 그 인근의 동네기반형재생사업, 그리고 흥해의 규모 큰 특별도시재생뉴딜사업이 그것이다. 이는 포항의 그간 노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결과이면서 우리 민관산학의 협력아래 쇠퇴되어가는 포항을 다시금 활성화시킬 중요한 사업이라고 본다. 하지만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 싶은 것은 포항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한동대의 글로벌교육센터이다.

한동대 자체가 포항시의 외곽에 위치하여 구릉과 송림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며 영일만항을 지척에 둔 임해지역이기도 하다. 캠퍼스가 세워진지 25년이 지나 과거 몇 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던 캠퍼스가 이제는 많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룬 멋진 공간으로 바뀌어 졌다. 그 캠퍼스 입구에서부터 본부, 공학관, 올네이션스 홀, 국제학교, 그리고 얼마 전 완성된 코너스톤 홀을 바라보며 외곽도로를 돌아가다가 보면 북측으로 신설된 도로가 나타나고 과거 무밭·감자밭으로 불리던 높은 언덕배기로 길이 뚫려 있다. 정상에 오르면 갑자기 넓은 터가 나타나며 붉은 벽돌의 현대식 건물군이 나타난다.

넓은 광장을 앞에 두고 붉은 벽돌과 검정 및 회색의 대리석이 조화를 이룬 이 건물은 전·현직 총장님들을 중심으로 한동대 구성원 모두가 힘을 기울여 이룩한 것들로서 설계와 시공을 해외에 본사를 둔 본교 출신 기업인 NIBC가 담당했으며, UN 및 UNAI 등 국제기구와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 및 연구를 위한 허브로 기획된 것이다. 푸른 숲속 높은 구릉에 자리 잡아 동해가 전망되는 위치에 서 있음이 특색이기도 하지만, 건물의 형태가 필자가 공부하던 로스앤젤레스의 USC 내지 UCLA의 고색창연한, 영화의 한 장면으로 자주 나타나는 건물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건물을 돌아가면 뒤쪽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차를 세우고 나가면 넓은 회색 석재데크가 있고 검정색 바탕에 물이 넘실거리는 연못이 있다.

그 내부는 여유 있는 공간구성으로 넓은 로비, 극장식 대회의실, 도서관 겸 강연장, 강의실, 커피숍과 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련 박물관 내지 전시관들도 존재할 것이다. 앞으로 이곳에서 수많은 국제회의가 이루어지고,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공부할 것이며, 국내외 학자들이 연구하고 토론하는 그러한 곳이 될 것이다. 이는 분명 한동대는 물론이고 국제화를 지향하는 포항시와 경북도로서도 중요한 시설이자 활동처가 아닐 수 없다.

이 캠퍼스는 우리 한국의 다음단계 진출목표인 동해를 내다보고 있다. 일년이면 몇 차례 바다로부터 물안개가 캠퍼스와 주변을 뒤덮는 곳이다. 앞에 보이는 천마산은 90미터 고지로서 6.25전쟁시 치열한 전투에 12번이나 피아가 바뀐 곳이고 함포사격에 웅덩이가 파이고 산 높이가 낮아진 곳이다. 그 아래 물 맑은 천마지가 있다. 이 캠퍼스는 과거 포도농원이었다. 이제는 포도넝쿨 대신 젊은이들이 교육·연구하는 곳이 되어 있다. 올 봄 준공된 노란벽돌 4층짜리 코너스톤홀에 위치한 필자의 사무실에서 멋진 청록의 산야가 내다보인다. 묘목으로 심었던 소나무, 느티나무, 벚나무들이 지난 20여년간 많이 자랐다. 그리고 지금 막 준공된 캠퍼스 정상부에 위치한 글로벌교육센터가 앞으로 한동대와 포항시·경북도의 또 다른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다. 한번 씩 방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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