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인 한반도 안보상황하에서 우리군의 존재가치와 그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군인의 집단인 군대는 민간인 집단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군대를 유지하는 원리도 일반 사회의 그것과는 다르다. 즉, 군대는 규율의 사회이고, 단체생활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행동준칙으로서 규율은 군인에게 있어서는 군기(軍紀)의 바탕이며 군의 조직생활을 유지시키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군대는 가정이나 회사와 같은 사회조직과 다르기 때문에 그 구조와 기능에 있어서 극단적일 정도로 정형화(定型化)와 표준화를 추구한다. 모든 근대국가는 실제적으로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군대의 첫번째 임무는 군사기술·전략·전술분야에서 최근에 개발된 사항들을 습득하는 것이다.

평시 군대는 일단유사시에 대비해 엄청난 훈련과 보수·유지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존재감에 대해서는 실제 민(民)으로부터 깊이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군대가 사회 내에서 갖는 고립은 줄어들고 민간사회는 군대의 가치와 목표를 인정하게 된다.

군에서의 규율은 일반 사회에서의 요구수준보다 높으며 엄격하다. 규율이 엄격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일사불란한 행동을 기대할 수 없고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우며 군대조직의 임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된다. 또한 군대는 군사기밀과 위험한 무기를 취급하는 집단이므로 군기와 규율에 의한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회 어느 조직에서보다도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군대는 군대 다워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현역 군단장이 ‘장병들에게 과도한 체력 훈련과 휴가 제한을 지시했다’며 보직 해임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군내의 부조리나 갑질에 대한 청원이 아닌 ‘교육이나 기강이 지나치다’는 것이어서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이에 한 군사전문가는 “우리 군이 적 공격에 대비하고 유사시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한 행위를 잘못됐다고 청원 한다면 군대를 강병으로 만들 수 있는 소신을 가진 군 지휘관들이 1명도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인 군인복무규율에 명시된 국군의 이념과 사명을 보면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의 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하고, 국군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평화 유지에 이바지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국군의 이념과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군대는 군대 다워야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군대가 군대 다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된다는 것은 군의 기강과 군인정신의 해이함이 도를 넘어선 것은 아닌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인은 국가와 민족을 수호하기 위해서 모두가 각기 투철한 사명감과 건전한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을 때에야 비로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병기로 무장되어 있다 할지라도 군인의 정신상태가 해이해져 있다면 이는 바로 군의 기강과 직결되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사상적 기반이 된 신라시대 화랑도의 상무정신, 고려시대 삼별초가 항몽투쟁에서 발휘했던 항거정신, 구한말 국권수호를 위해 일제에 항거했던 의병과 독립군의 저항정신, 그리고 6·25전쟁 때 보여준 호국영령들의 희생정신을 깊이 되새겨 진정한 국민의 군대로서 자유민주주의체체를 수호하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신뢰받는 군대다운 군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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