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이 정부 신규 양수발전소 후보 부지 선정에서 최종 탈락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신규 양수발전소 유치를 신청한 4개 지자체 가운데 경기 포천시·강원 홍천군·충북 영동군 등 3곳을 선정하고, 봉화군은 탈락했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올해 초부터 양수발전소 유치에 나서 그동안 10개 읍·면 주민설명회를 통해 5천300여명의 유치 서명을 받고, 수몰예정지 주민의 자발적 유치위원회 구성을 이끌어 내는 등 노력했다. 특히 봉화는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4개 지역 중 유일하게 수몰예정 가구 주민 모두가 찬성하는 지역이라고 공언하고 지난 10일 도청에서 두음리 주민 60여명이 참석해 유치찬성 기자회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상식 봉화군 소천면 두음리 양수발전소 유치추진위원장은 "봉화에 신규 양수발전소를 유치할 경우 하부댐 건설에 따라 수몰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인 두음리 전체 주민은 유치에 적극 찬성한다"며 마을 소멸도 감수하겠다고까지 했다.
이에 경북도는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양수발전소 유치 지원단을 구성·운영하고 도 자원을 총 동원해 국회 에너지특별위원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지역구 국회위원, 산림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한수원에는 유치가 절실한 봉화군의 열악한 여건과 주민여론을 전달하고 유치를 강력히 건의했다고 밝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이유도 아니고 주민수용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는데 봉화군과 경북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치에 성공한 지역이 마을 수몰과 환경 훼손을 이유로 현재 반대 1인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벌이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수용성 면에서 이들 지역이 봉화군에 비해 별반 유리할 게 없는데 말이다. 봉화군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총력 지원했다는 경북도의 무능을 탓 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도는 봉화 양수발전소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총 1조8784억원(생산 1조 2416억원, 소득 2409억원, 부가가치 3959억원)으로 6518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고, 발전소주변지역 지원금이 472억원이며 매년 10억원 정도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낸 바 있다. 이 자료를 보연 인구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봉화군 뿐만 아니라 경북도에도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도는 양수발전소를 반드시 유치했어야 했다. 경주가 본사인 한수원 사업에 유일하게 봉화군만 탈락하고 타 지역이 선정됐다는 것도 도의 행정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경주시와 상주시, 예천군이 뛰어 들었지만 충남 천안시에 1순위를 빼앗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경주에 끌어오기 위해 공을 들였으나 절반의 성공에 그친 원전해체연구소. 도와 구미시가 사활을 걸었지만 끝내 경기도 용인으로 간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단지. 이들 대형 국책사업이 경북도의 무능 때문에 실패한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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