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주역 구미공단 반세기 더이상 물러설곳 없어.. LG화학등 대기업 유치 제5단지 성장 토대 마련해야

▲ 노후화된 구미공단
구미국가 산업단지가 올해로 50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구미공단은 날이갈수록 세월의 흔적속에 점점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이처럼 침몰하는 구미공단이 LG화학등 정부의 구미형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까 기대하고있다.

◇농촌마을에서 근대화주역으로

구미산단이 들어선 구미는 50년 전 경북 선산군의 한 읍이었다.

농업 중심 지방 소도시였지만,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이 전자공업을 국가수출전략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전자공업진흥법(1969년)과 수출산업공업단지개발조성법을 잇따라 제정했다.

1971년 5월 한국전자공업공단이 설립됐다. 첫 임무는 구미전자단지 조성. 1969년 9월 조성 인가를 시작으로 진행한 구미1단지 조성공사는 1973년 12월 마무리됐다.

국내최초 구미 내륙공단 조성은 당시 고속도로와 철도, 지방 국도가 지나는 길목이었다.

풍부한 공장용지와 낙동강의 원활한 용수공급 가능과 인근 지역 노동력 확보가 용이했고 내륙에 위치해 바닷가 염분으로 인한 기계손상 걱정이 없어 전자산업을 일으킬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이후 공단 조성후 첫발을 디딘 1호 기업은 1970년 설립한 KEC 전신인 트랜지스터 생산기업 한국도시바였다.

이후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가전 3사(금성, 삼성, 대우)와 코오롱, 제일합섬 등 섬유 대기업이 입주,수출을 이끌었다.

구미산단이 조성되면서 구미시 인구는 급증했다. 조성 전 1968년 2만1357명에서 1974년엔 5만5075명으로 2.6배나 증가했다. 1963년 읍으로 승격된 뒤 15년 만에 시로 승격된 것만 봐도 구미산단이 구미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 수 있다.

구미산단 수출액도 1971년 800만달러로 전국 수출액 10억6800만달러의 0.7% 수준이었지만 구미1단지가 조성된 1973년에는 4500만달러, 1975년엔 1억달러를 돌파했다. 1980년엔 8억달러 이상을 수출, 국내 수출 4.6%를 차지했고, 1990년에는 국내 수출의 7~8%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입주기업과 근로자수도 1971년 각각 11개사, 1131명에서 2018년에는 2393개사 8만6751명으로 급증했다. 업종도 1980년에는 전체 입주기업 중 섬유가 113개사 51.6%, 전기전자가 91개사로 41.6%였지만 1990년에는 전기전자가 45.5%, 섬유가 41.1%로 전기전자 IT업종이 역전했다.
2013년 말 현재 생산량 측면에서 보면 전기전자업종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섬유산업 몰락과 대기업 구미공단 탈출

구미산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섬유에서 출발해 첨단 IT기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 심장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섬유산업 몰락, 대기업 생산라인 해외이전·인력유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자산업 수출기지'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처럼 구미산단이 몰락하자 경북도와 구미시는 오는 9월 50주년 기념식에서 구미산단 미래를 준비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구미산단이 향후 50년 먹거리를 마련해 국가 경제 중심축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명성 잃어가는 '전자산업 메카'

구미산단의 쇠락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분야 생산기지였던 구미산단 수출이 2008년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7년 구미산단 총 수출액은 378억5800만달러로 매년 증가해왔지만 이듬해인 2008년에는 373억9200만달러로 줄었다.

1975년 1억달러를 돌파한 뒤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이 같은 감소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져 2015년 수출액은 342억달러에서 지난해 249억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 10년 간 구미산단 수출액이 34%나 감소한것은 물론 국내 전체 수출비중도 2008년 당시 10%였다가 지금은 4%로 떨어졌다.

가동률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87.9%에 달하던 가동률은 2017년 70%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해는 68.8%까지 주저앉았다. 올 1분기 가동률은 전국 산단 중 최저인 65.9%까지 내려갔다.

전국 산단 평균 가동률(76.9%)을 크게 밑돌고 있지만, 2012년 이후 전국 평균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구미산단 실제 가동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6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다. 중국발(發) LCD 공급과잉 속 패널 판가 하락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 분기 영업손실 980억 원에 이어 악화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804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 당분간 국내외 투자 시기와 규모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저임금여파, 섬유산업 몰락등 중소기업 경영난 심각

이처럼 대기업들의 경기부진으로 협력업체인 중소기업 가동률은 심각하다.

지난해 3월 기준 종업원 50인 미만 사업장 가동률은 34.8%다. 가동률 하락은 근로자수 감소로 이어졌다. 2015년 당시 근로자수가 9만 8300명으로 10만명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엔 8만6700명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구미산단에는 현재 문 닫은 기업이 즐비하다. 공장 곳곳엔 오래된 전기세와 수도요금 미납 통지서가 뒹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수출 전진기지였던 구미산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섬유산업 몰락과 대기업 공장 해외이전이다. 특히 대기업은 국내 고임금을 견디지 못해 해외로 공장을 빠르게 옮겨갔다.

협력업체 역시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을 위해 구미산단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근로제가 협력업체 구미산단 이탈을 부채질했다. 그 여파로 구미산단에 인력을 공급해온 지역대학 취업률도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대기업 탈출등 일감이 줄어들자 구미공단 협력업체들이 대출금을 상환치 못해 공장경매 물건도 수두룩한 실정이다.

노후화된 산업단지 기업환경은 적절한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못할때 산업단지 경쟁력 저하는 명액관화 하다.

조성된 지 반세기에 접어든 구미산업단지는 지자체화 산업단지 관리기관 각 책임관계가 불명확으로 시설 노후화와 유지등 현재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노후 산업단지는 도로, 주차장, 공원 등의 기반시설, R&D센터 같은 입주업체에 대한 지원시설, 문화나 복지·편의시설 같은 어메니티시설들이 사실상 조성 당시 수준에 머물러 현재의 산업을 선도 할 수 있는 조건인 지식,혁신 공간창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대기업 하청구조 속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문을닫거나 해외로 이전하자 공장매각등 경매에 나와 구미공단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은 심각한지경이다.

한 소기업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이 해외로 공장을 옮기면서 일감이 줄어들어 대출금과 금융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들어간 중소기업도 수두룩 하다며,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고 청년들이 지역을 빠져나가 지역경제가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쇠락하는 구미공단 활성화로 구미시는 오는 9월 16일부터 22일까지를 구미산단 5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해 1주일간 다양한 공연을 펼칠 예정이지만 극심한 불경기 여파속 축제는 썰렁한 축제가 될 가능성도 일고 있다.


◇미래 50년 달릴 새로운 성장동력 희망 불씨 지펴

경기불황과 대기업 이탈, 기업투자위축, 청년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악재로 구미산단은 상처투성이가 됐지만 희망의 불씨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형 일자리와 구미산단5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광주에 이은 두 번째 지역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화학이 구미산단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총 투자금액은 6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1000명 이상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경상북도, 구미시와 사업 타당성 검토를 마친 뒤 이르면 이달 말 안에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형 일자리는 근로자 임금을 낮추는 광주 모델과는 달리 투자촉진형 모델이다. 지자체가 세금감면과 공장부지 제공, 인력확보 지원, 직원 주거대책 지원, 행정절차 간소화 등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LG화학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미산단5단지 활성화도 기대할만하다. 구미산단5단지는 사업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구미시 산동면 해평면 일원 934만㎡ 부지에 1조9천억원을 투입, 2020년 준공할 예정이다. 현재 분양률은 28%로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구미시는 이곳에 전자, 정보기기, 신소재 등 미래형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LG화학이 입주예정인 구미산단5단지에 중소기업 임대전용단지 조성, 입주업종 확대,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육성, 스마트팩토리575 시범단지 조성 등을 통해 구미산단5단지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상북도는 지난달 말 지자체장, 지역 국회의원, 지역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구미산단5단지 분양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구미시 도농동반성장, 미발전 대토론회 개최 장기발전 마련

산업화 초기에 도심 외곽에 조성된 산업단지들이 도심화의 진전으로 인해 인근의 주거지역이 확장됐다.
따라서 기존 산업단지와 주거지역 간의 구분이 희석됨에 따라 교통 및 환경 등 지역주민과 이해관계가 상충돼 지역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구미시는 도시재새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원평동일원 도시재생 사업과 인동 인계천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개발하는 국비확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외곽지 도시개발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구미도시 발전으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구미는 도시·공업과 더불어 농촌·농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어야 발전할수 있다는 진단에서 비롯됐다.

구미시는 최근 비젼 2030 최종보고회도 개최했다.

보고회는 2010년도에 수립한 ‘구미비전2030 계획’이 급변하는 국내외 정책 및 여건등 패러다임에 대응할 필요성과 향후 10년 종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략 마련으로 시행했다.

구미 위기의 요인으로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교통인프라 등 정주여건 부족, 산업 위주의 정책으로 진단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는 스마트 감성도시 조성 등 전략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12대 프로젝트는 △구미형일자리 △구미혁신성장△ 청년희망 △더 큰 구미 △FREE 구미△SELECT구미△구미케어△문화융합△스마트 구미△넉넉한 농촌△RGB자연에너지△미래도시 리빌딩으로 선정했다.

또한, 신공항과 5공단 등 연계된 4대 발전축은 △선산,구미 도심연계축 △선산,해평, 산동,인동 신발전축 과 구미,인동 신공항연계축, 무을,옥성,도계 생태자원축을 로 잇는 공간구조로 설정했다.

공단조성 반세기를 맞은 구미공단은 엘지 화학등 대기업 미래먹거리 산업 유치와 수출 전진기지 시너지 역활을 할 대경 통합공원 구미인근 지역 이전, KTX 구미역 정차등 구미 시민들의 정주여건 조성에 온힘을 보태 나갈때 구미공단의 옛명성을 찾을것으로 기대된다.

장세용 시장은 “올해는 과거 공단5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 50년을 그리는 재도약의 원년 해이자 민선7기 원년으로 시민들이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고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중요해 구미만의 특색을 담은 미래 발전전략으로 구미공단 재도약의 기회를 삼아줄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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