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지역 자치단체장들이 민선 7기 임기를 시작한 지도 어언 1주년이 됐다. 자치단체장들은 앞다퉈 기자회견을 열고 1년 동안의 성과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성과와 비전 제시로 별다른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경제가 어렵고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는 줄어들고 경제는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각종 대형 국책사업에서 번번이 소외돼 자괴감까지 주고 있다. 대형지진이 발생한 포항지역은 아직도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진특별법 제정 등 후속대책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대기업들의 공장 이전으로 구미 경제도 만만치 않다. 최근 ‘구미형 일자리’ 등 희망적인 징조가 보이고는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실정을 제대로 진단하고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를 정확하게 짚었다는 사실이다. 이 지사는 간담회에서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가 변방이 되었다. 세계로 열린 하늘 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통합신공항 유치만이 이를 해결 할 수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게 통합신공항을 어떻게 빨리 만드냐에 신경을 쓰는 것이고 통합신공항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 김해신공항 재검증 등에 신경쓸 시간에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를 신속하게 연내 결정하고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의 수출실적이 낮은 것은 경북도의 수출을 주도하던 회사가 해외로 이전한 원인이 크다“며 “지방자치단체는 상황에 따라 산업부분에서 별도의 변화를 주어야 하고 트랜드의 변화에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비 확보 등에 대해서는 "대구·경북 패싱이라는 말이 있으면 안 되고 그런 일이 있다면 우리가 실력이 없다고 인정해야 한다"며 "중앙부처를 설득해 주요 사업을 성사시켜야 하고 이제는 패싱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더 열심히 뛰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 탓을 할 게 아니라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선 7기 1년에 대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평가는 그닥 좋지 않다. 남은 기간은 3년이다.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했던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길 기대해 본다.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자치단체장들은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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