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시스템반도체는 경기도 용인 등의 대기업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구미공단 적합

▲ 시스템반도체공장 최적지 구미5단지
최근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에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이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 앞으로 한국 반도체 시장이 망하지 않으려면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처럼 일본 반도체 산업 육성보호로 정부는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략과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한 후 오는 9월까지 사업 추진단을 구성하고 내년 예산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은 설계 IP 2천14건·해외 특허 1천19건 확보와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반도체 원천기술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10% △2028년까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 35% △10년 내 반도체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4천450명 배출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계획은 2020년부터 10년간 시행되고 총 1조96억원(국고 8천726억원, 민자1천36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 분야는 신소자 원천기술 개발, 설계 기술 개발, 제조 기술 개발 등이다. 원천·응용기술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용화 기술 개발은 산업부가 담당하는 다부처 형태로 추진된다.

◇경북도 새성장동력으로 구미에 시스템 반도체 조성 계획 추진

경북도는 지난 4일 경북도의 새 성장동력으로 구미 중심 시스템 반도체 조성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이런 발표는 경기도 처럼 반도체산업의 강자로 꼽히는 지자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인할 차별화 방안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구미시 전자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미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시스템반도체산업을 선택하고 8월 안에 시스템반도체 육성 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구미시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장이 없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시장을 이끌어온 대기업이 구미시에 없는 상황에서 반도체산업을 키우는 것이 가능한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대기업을 유치하지 않아도 반도체 설계기술을 갖춘 강소기업을 육성해 시스템반도체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지사의 이러한 자신감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의 차이에 큰 근거를 두고있다.

◇구미공단 메모리반도체 보다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 최적 조건 갖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의 구조를 띤다. 따라서 거대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생산시설, 회로 집적화와 같은 생산기술 등 조건을 갖춰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메모리반도체는 단순히 데이터 저장에 쓰이지만 시스템반도체는 자동차,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제품과 용도에 따라 기능이 달라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에서 시스템반도체산업은 소규모로 다양한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 규모의 기업들이 참여하기에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구미시는 경북도에서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산업 육성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힌다.

이는 구미에 반도체 핵심소재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 본사와 제조공장이 있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함께 일해온 기존 전자산업 협력업체 3천여 곳과 그에 따른 인적자원도 구미시의 장점이다.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도 조성되고 있어 따로 부지를 마련할 필요 없이 새로운 반도체 관련 업체 유치가 가능하다.

시스템반도체산업은 이 지사가 구미에서 육성하는 다양한 전자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경북도 구미시 시스템반도체 육성사업 통해 스마트제품 생산 등 제품 연결 사슬 조성

경북도는 구미시를 중심으로 5G통신 실험장 구축, 홀로그램 기술 개발, 스마트 가전사업,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 특별구역 등을 조성해 시스템반도체 육성사업을 통해 스마트제품 생산 연결 제품 사슬을 갖추도록 하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공동위탁 생산시설을 조성해 기업들을 위한 산업 인프라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설계기업들(팹리스)은 일반적으로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 전문업체(파운드리)에 맡겨 제품을 생산한다.

구미시에 위탁생산업체의 역할을 대신할 생산시설이 조성되면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생산비용을 절감해 자본 부담을 덜게 된다.

다만 이 지사가 반도체 설계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더 많은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대부분 경기도 등 수도권을 입지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에서 인적 자원의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구미시는 정주여건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교해 기업을 유치할 요인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등록된 반도체 기업 252곳 가운데 162곳이 경기도에 터를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구미시 대신 경기도 용인시를 선택했다.

경북도청 관계자는“업계에서 수도권 등 외부의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을 구미시로 끌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연구용역을 통해 매력적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시스템반도체기업 유치성공을 위한 다양한 추진계획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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