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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공한 지도자의 도덕적 실패(2) : 한국의 청렴성 수준지경진(한국U&L연구소장, 전중등학교장)
   
독일의 피터 아이겐(Peter Eigen)은 세계은행(IBRD)의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 경제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부패를 조장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퇴임 후 베를린에서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라는 국제적 비정부조직을 만들어 전 세계 80여 개의 산하 지부 활동을 통해 공무원이 얼마나 부패를 조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 지표를 조사해 1995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적극적으로 가입, 한국투명성기구라는 비정부기구를 결성, 1998년부터 조사 연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세계 각국의 청렴성 또는 투명성 정도를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라는 개념으로 조사 발표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지난해 2018년 한국의 CPI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서 조사된 180개국 가운데 45위였다.

최상위 80점대에 랭크된 나라는 덴마크(88점), 뉴질랜드(87점), 핀란드, 싱가포르, 스웨덴, 스위스(85점), 노르웨이(84점), 네덜란드(82점), 캐나다(81점), 룩셈부르크, 독일, 영국(80점)이었다.

70점대에 호주(77점), 오스트리아, 홍콩, 아이슬란드(76점), 벨기에(75점),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73점), 프랑스(72점), 미국(71점), 아랍에미리트, 우루과이(70점)이다.

상대적으로 하위에는 중국 87위(39점), 러시아 138위(28점), 베네수엘라 168위(18점), 북한 176위(14점)로서 사회주의 국가의 부패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30-50클럽(1인당 GDP 3만불 이상, 인구 5천만명 이상)에 가입할 정도의 강국이 되었으므로 그 국제적 위상과 경제력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70점대를 랭크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OECD 36개국 가운데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뿐이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투명성 지수(CPI) 1점을 높이면 경제 성장률이 1.4% 올라가고 1인당 GDP 25%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2022년까지 우리나라의 청렴도를 미국, 프랑스, 일본 수준의 세계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하니 목표 관리가 제대로 추진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현 정부의 최고위층 지도자들의 도덕성을 보면 과연 그러한 국가 청렴도를 향상시키려는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간다. 반부패 청렴 의식을 확산하려면 권력의 최상층부에서 솔선수범함으로 그 청렴 문화의 물결이 아래로 흘러야 한다.

민간 부분에 대해 부패 관행의 근절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인 행정의 수반인 대통령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최고위층 공무원 대부분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그 부도덕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편법 증여, 자녀 해외 유학, 취업 특혜, 공금 유용, 상식을 넘은 주식 투자 등 도저히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종합 부패 세트와 같다는 점이다.

이들이 어떻게 서민들에게 청렴하라고 설득할 수 있겠는가. 성공한 지도자가 도덕적으로 부패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될수록 일반 국민은 자신도 모르게 청렴 불감증에 걸리게 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였지만 도덕적으로 청렴하지 못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권력의 맛에 취하여 순수했던 초심을 잊어버렸다는 점이다. 성공한 지도자일수록 자신을 살피는 일에 늘 깨어있어야 하며 스스로 그러한 내공을 길러야 하는데 까맣게 잊은 것이다.

모든 권력은 본질적으로 부패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게 된다는 진리를 늘 품고 있어야 한다. 차돌에 바람이 들면 백리를 날아간다는 말이 있다. 차돌같이 단단한 것이 무너지면 감당이 안 된다. 지켜야 할 원칙과 윤리가 한번 망가지면 더 형편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통일, 안보, 외교, 경제에 관한 정책을 수립 집행할 때 부패가 개입되어 있지 않다면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감추고 속일 이유가 없다. 북한의 목선이 삼척항에 유유히 정박한 사실에 대하여 왜곡할 이유가 없다. 모든 공공 정책에 관하여 생각이 다른 국민과도 소통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권력에 취한 순간 그 성공한 지도자는 부패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추진하는 국가의 CPI(반부패 투명성지수)를 높이는 일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최영열 기자   cyy18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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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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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봉운 2019-09-12 12:36:54

    너무 공감되는 좋은 글입니다.
    갈수록 더 썩어가는 지도자들 때문에 한숨만 늘어갑니다. 에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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