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기원전 239년 중국 진나라의 재상인 여불위가 주도해 편집한 여씨춘추(呂氏春秋)라는 책에 ‘유수불부(流水不腐)’ 라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는 뜻이다.

이는 급격히 변화 하는 시대에 개인이나 조직이 창의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시대의 변화는 흐르는 강물을 그러지 못하는 것과도 같으며, 그 변화 속에서는 뼈를 깎는 진통이 따른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의 역사와 삶을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구한말 역사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나라를 잃는 치욕을 당하고, 우리 경제 부흥기의 초석이 되었던 ‘한강의 기적’을 낳기 위해 우리 국민들은 가난의 아픔을 딛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우리의 경제를 탈바꿈 시켰다.

다시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시대적 변화를 눈앞에 두고, 세대 간 갈등과 섣부른 제도와 관행 간 대립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진통을 겪으며 몸부림치고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인류 역사상 변화를 예측하고 발 빠르게 준비하고 대처한 국가와 민족이 오늘날 일류 선진국으로 발돋움 했고, 세계를 지배해 나아가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국가와 민족은 상대적으로 경제난에 허덕이며 지배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흘러가야할 강물이 멈추면 고이고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안보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현실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야만 국가의 밝은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치는 아직까지도 당리당략을 앞세우며 구시대적 정쟁으로 힘을 소진하면서 변화를 거부하고, 진작 국회가 살펴야할 민생과 국가경제는 뒷전으로 밀려 국민들로부터 지탄과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현실로 인해 국내경기도 장기 불황속에서 좀처럼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포항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은 지진이 발생한지 2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통과되지 못해 피해주민들은 고통 속에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 우리 안보의 근간이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할 군의 기강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현역 군단장이 ‘장병들에게 과도한 체력 훈련과 휴가 제한을 지시했다’며 보직 해임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사회적 논란이 되고,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표류하다가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에 발견돼 군의 대북 경계태세에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렇듯 지금 우리의 현실은 흘러가야할 강물이 멈춰 고여 가는 모습이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이러한 우리의 모습에 대한 위기감과 문제점을 직시하고, 강물이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능동적인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치와 경제, 안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정과 발전, 화합을 도모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강물이 막힘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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