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게 4월 25일이다. 3개월이 넘는 동안 진전을 보지 못하다 단 며칠 만에 큰 틀에 합의했다. 제출된 지 99일만이다. 이것도 지난 2일 일본 각의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결정하기에 앞서 규탄대회까지 열어야 한다는 점이 작용한 덕분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다면 지난 2000년 역대 최장 추경처리기록인 107일을 넘었을 수도 있다. 추경과 함께 통과된 민생관련 법안은 출·퇴근 시간대 카풀 허용법, 기업 활력 제고 특별법 등 142건이 통과됐다.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과 동북아시아 역내 안정 위협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 2건도 처리했다. 이밖에 국가인권위원회·국가권익위원회 위원 등의 선출·추천안 3건, 대한민국과 중미 공화국들 간의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포함한 8건의 동의안 등 176건이 의결됐다.
마침내 추경은 확정됐다. 비록 시기를 놓쳐 경제성장률 제고 등 효과는 반감됐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행에는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2개월 내 70% 이상이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지켜 볼 일이지만 신속집행 의지는 박수받을 만 하다. 포항지진과 강원산불 등 재해관련 추경은 더욱 빨리 집행해야 한다. 이들 지역은 지진과 산불로 부동산 경기 침체, 관광객 감소, 인구유출 가속화 등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다. 지역민들은 추경으로 다소나마 지역 경기가 회복되기 만을 바라고 있다.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는 지역민들에게 ‘신속한 추경 집행’으로 희망을 주는 것은 정부 몫이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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