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포항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지난달 26일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지역경제의 위기를 돌파할 마중물로서 야심차게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영일만친구 야시장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등 1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중앙상가 실개천거리인 육거리∼북포항우체국 간 260m 구간에 먹거리 판매대 36곳과 상품·체험 판매대 4곳으로 조성됐다.

시와 중앙상가상인회는 야시장을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상시 운영하는 한편, 매 주말마다 각종 공연을 개최해 먹거리뿐만 아니라 야외쇼핑과, 청춘센터, 창의공간 등과 어우러진 활기찬 도심공간으로 변화 시키고 침체된 중앙상가 상권을 비롯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계기 마련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포항의 중심 번화가인 중앙상가의 몰락과 불야성을 이뤘던 밤거리가 사라지면서 지역경제의 불황과 침체를 불러오고 이로 인해 늪에 빠진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포항 도심 한 복판에 자리 잡은 중앙상가는 지난 1949년 이후 포항을 대표하는 행정·경제·문화의 심장으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행정구역상 중앙동에 속하는 이곳은 인근에 북구청, 포항세무서, 북부경찰서 등 관공서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포은중앙도서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기관 점포 등이 밀집돼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다. 특히 육거리~구 포항역 구간은 브랜드 의류매장과 보세의류 매장 등 패션이 주류를 이루며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는 곳으로도 명성이 높았다.

이처럼 중앙상가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역경제의 활기를 불어 넣으며 호황을 누려 왔다. 하지만 이후 지역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그 명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포항시는 육거리에서 구 포항역 구간 중앙상가 중심도로에 실개천이라는 이색적인 경관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침체된 중앙상가 부활을 시도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역의 대기업 포스코가 철강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으로는 김영란법 시행,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시행, 윤창호법 등으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포항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포항시는 포항의 밤 문화가 꽃피고 지역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기 위해 ‘환골탈태(換骨奪胎)’의 의지를 갖고, 포항최초 ‘영일만 친구 야시장’을 개설했다.

개장 첫 날 구경나온 시민들은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고 값을 치른 뒤에는 주변 의자에 앉거나 서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개장 이후에도 야시장을 찾은 대부분의 시민들과 외지인들은 맛이나 분위기가 괜찮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또, 포항의 최초 야시장 문화를 접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길 바라는 기대감도 넘친다.

반면 공중화장실, 주차장, 음식을 먹고 즐길 수 있는 공간 등의 부족으로 인한 불편한 점들도 제기돼 시정되고 발전시켜야할 과제로 지적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영일만친구 야시장 개장에 즈음해 “야시장을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침체된 구도심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고 지원할 것이다”고 시민들에게 천명했다.

이렇듯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포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아 침체된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활력을 불어 넣는 진정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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