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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 대통령 광복절 대일메시지 비판보다 수위 조절해야
올해 74번째 맞는 광복절은 예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광복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이니 만큼 일본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광복절 대일 메시지는 한·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정부는 최근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 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결국 제외했다. 우리도 일본에 더 깐깐한 수출심사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불화수소 등 기존 3개 품목 외에 규제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고, 정부도 지난 8일 일본의 백색국가 지정을 유예했었다. 이에 양국이 타협을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일본이 전반적인 기조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예정대로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시행했다. 일단 ‘강(强) 대 강(强)’으로 맞불을 놓은 상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독립유공자 및 유공자 후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상생·평화·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옹호하며 사람을 중시하는 평화협력의 세계공동체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한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역사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은 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빌미삼아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일본을 비판하는 동시에 한국이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인류보편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리 기업·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가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늦었지만 반가운 발언이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정부 정책의 전환을 예고하는 메시지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관계에서 적대적 민족주의를 지향한다면 양국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광복절 대일메시지도 비판에 치중하기보다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에 무게 추를 둬야 한다. 단순히 일본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지 말고 수위 조절을 통해 일본에 대화에 나설 명분을 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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