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억 사회2부 부국장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모자가 굶어 죽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경제는 GDP가 1조5350억달러인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다.

지난 수십년간 첨단산업국가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 놀라운 발전을 이룬 이 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모자가 굶어 죽었다는 안타까운 뉴스는 충격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봉천동 소재 한 임대아파트에서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40대 어머니와 5살 아들이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모자가 굶주려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죽음은 아파트 관리인이 방문하면서 알려지게 됐는데 발견 당시 냉장고 안에는 물이나 음료수도 하나 없었다.

집에서 발견된 통장에 찍힌 잔고는 0원이었으며 5월 중순 3858원 잔액을 모두 인출한 게 마지막이었다.

숨진 여성은 지난 2009년 중국과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에서 결혼도 했으나 이혼을 하고 아들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소득층과 빈곤가정 등 소외된 이웃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굿네이버스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지구촌의 빈곤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나눔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우리들 곁에서 좋은 이웃이 되어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의 소외계층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내 나라도 못챙기면서 세계 이웃을 돌본다는 뼈아픈 질책이 나올 수도 있다.

또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이어지는 심각한 안보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북한의 선전용으로 악용될 소지마저 안고 있어 복지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모든 국민은 이번 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매체를 통해 두 번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와 각 지자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외계층 지원 등 복지 전반에 대한 문제점 등에 대해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혜택이 지원될 수 있도록 재점검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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