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野泉’ 구하갤러리에서 내달 2일부터 23일까지 개최

▲ 누드화
경주에서 30여 년간 누드화만 작업해온 이도우 화백의 17회째 개인전이 ‘누드- 野泉’ 라는 주제로 ‘구하갤러리’에서 내달 2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이 화백은 “가장 아름답고 보편적인 자연을 표현하기에 그는 늘 목말라 갈증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몸은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늘 말해온 작가는 작업할 소재인 모델이 늘 부족하며, 섭외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업이 아닌 우리 주위 이웃의 인물을 모델로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그의 작품은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직관적인 손의 감각으로 일상속의 우리를 그리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그는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고 자기만의 개성으로 개구쟁이가 낙서하듯 무위 자의적으로 화면을 메꾸어 간다. 그의 단순하고 집요함의 철학이 그림 구석구석에 깃들어 있기도 하다. 화면 구석이나 바닥에 웅크리고 쪼아린 포즈들은 그의 작품속에 항상 존재하는 우리의 굴곡진 삶을 두꺼운 질감으로 덕지덕지 쌓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선 정리되지 않은 우리네 일상을 사각의 화면에 나이프로 쳐 발라 거친 호흡과 힘든 삶을 나타내어 화려하진 않지만 나날의 희노애락을 읽어 볼 수 있게 한다.

온실속의 꽃은 빨리 시들어 버리지만 돌 틈 사이의 막자란 들꽃들은 강한 비바람에도 견디며 이겨내듯, 이도우의 작품도 야생의 꿋꿋하고 거친 면을 가지고 있어, 우리네 삶의 작은 아름다움을 안고 견디며 지켜나가는 모습을 닮아 있는건 아닐런지 싶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때론 황량한 들판에서 홀로 몸부림치는 나를 보는 듯도 하며, 단순한 것 같지만 복잡다단한 일상을 화폭에 숨겨두어 과거의 자취를 한번 더듬어 보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붓 끝으로 흘려보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천천히 오래 보아야 보인다’고 이 화백은 말하고 있다. 또한 흑백사진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내밀한 너와 나의 모습처럼, 작고 아름다운 우리의 일상과 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화백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리의 삶처럼. 누드는 벗는 것이 아니라 입지 않는 것인 것”이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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