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동 편집국 부국장

경북동해안 중심도시 포항에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역민들의 숙원사업 이었지만 오늘날까지 그 꿈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포항은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내륙과 해안을 아우르는 명실공히 경북동해안의 중심이자 산업·교육·관광의 대표 도시이다.

대표 도시에 걸맞지 않게 가장 중요한 지역민의 건강을 위한 종합적인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이나 의과대학 등 의료시스템은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포항은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밀집해 산업재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영덕, 울진, 울릉 등 동해안 지역은 해안과 섬으로 이뤄져 해상사고는 물론 의료시설이 열악해 지역거주민들이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지역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로 몰리고 이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또, 환자와 환자 가족은 대도시 종합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고액의 치료비는 물론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교통비, 간병비 등으로 경제적 큰 부담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경제계와 학계는 포항은 포스텍, 한동대 등 우수한 대학이 있어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추고 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생명공학연구센터 등 기존 인프라가 대도시에 비해 부족함이 없고, 의과대학 설립에 따른 지역사회 고용 창출 효과와 인구유입도 상승해 지역 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훌륭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의과대학을 포항에 설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포항시와 지역 정치인들의 무관심과 노력부족이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달 11일 이강덕 시장 주재로 관련 부서장 및 외부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지역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갖고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시는 이번 타당성 조사를 통해 포항지역의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 포항지역의 특성과 의료여건,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지역의 우수한 R&D 기반시설을 활용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의 기능 및 규모, 설립비용, 운영방안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설립 타당성을 평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정치권에 의과대학 설립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며 정계·의료계·학계·종교계·언론계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의과대학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포럼 개최 등 범시민 공감대 확산을 통해 의과대학 설립(유치)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에는 세계적인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수준 높은 포스텍의 기술역량 등 최첨단 과학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며, 특히 최근 전국 최초 강소개발연구특구 지정으로 바이오·의료·소재 등 공동연구를 통한 연구중심 의과대학을 설립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타당성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지속적인 건의를 통해 의과대학이 반드시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포항의과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포항시는 물론 지역 정계·경제계와 연구소, 의료계, 시민단체 등 지역 사회 전반에 걸친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인 의과대학 설립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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