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종합뉴스 사회
[기획]“포항시민 절규 특별법 조기 제정만이 답이다”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인터뷰
왼쪽부터 이대공, 허상호, 공원식, 김재동 4명의 공동위원장들이 범대위 출범 직후인 올해 3월27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포항 강진이 발생한지도 2년여가 다가온다. 여전히 돌아갈 집이 없어 임시 구호소에서 생활하는 피해주민들이 부지기수인데다 총체적 파탄지경에 있는 도시재건을 위한 포항지진특별법 조기 제정을 촉구하는 지역민들의 절규에도 정치권은 강건너 불구경식이다. 포항시민들의 절규를 전국에 알리며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는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이대공·김재동·허상호·공원식 4명의 공동위원장들의 속도 타 들어간다.

범대위 공동위원장들은 지난 9월초 어렵사리 증액된 정부의 포항지진 피해지원을 포함한 추경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역재건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대해 다소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이제 남은 산인 특별법 조기 제정을 위해 결의를 새롭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지역 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범시민대책기구로 출범한 범대위 공동위원장들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성과, 향후 활동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범대위에서 언론 등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공원식 공동위원장은 올해 내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대위가 지난 여름 폭염에도 다각적인 활동을 주도해 왔는데 그간의 활동을 간략하게 회고한다면.

‘포항지진특별법’을 생각하면서 여전히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아직도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흥해 실내체육관이나 친·인척 집을 오가며 떠돌이 생활을 하는 피해주민들을 생각하면 여·야 정치권에 정말 불만이 많다. 하지만 특별법 제정 때까지는 그들(정치인)을 가능한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여론이 많아 가능한 한 법테두리 내에서 시위 등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범대위는 올해 3월 20일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이 포항지열발전소의 수리자극 때문에 발생(촉발)한 것으로 최종 결론 난 3일 뒤인 3월 23일 발족되었다. 그동안 ‘범시민 결의대회’(4월 2일)를 시작으로 상경 항의 시위, 성명서 발표, 탄원서 제출, 호소문 발송, 1인 시위 등 수많은 활동을 해 왔고, 적지 않은 성과를 보았다. 그러나 시민들이 바라는 특별법이 아직 제정되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올여름 찜통더위 속에서 국회와 청와대, 세종로 청사에서 ‘특별법제정 촉구 1인 시위’에 참여해 준 피해 주민들에게 범대위를 대표해 정말 감사드린다. 또 상경시위나 공청회, 토론회 등 특별법 제정을 위한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해 주신 범대위 대책위원과 시민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

-범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범대위 출범 직후 제일 먼저 벌인 시위가 4월 2일 있은 ‘11.15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촉구 및 시민화합을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였다. 포항 육거리~실개천~구 포항역 구간에서 치러진 이 시위에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포항시가 생긴 이래 단일 집회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경우가 내 기억에는 없는 것 같다. 중앙 언론을 비롯해 각 언론사들이 포항으로 총 출동해 취재 경쟁을 벌였고, 이튿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행사를 통해 특별법을 원하는 포항시민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범대위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포항시민들의 참여 의식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지만 첫 출발인 범시민 결의대회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결의한 의지를 보였다.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마 이 문제는 포항시민들의 정서, 즉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처음 행사에는 엄청난 열의로 참여하다 금방 식어 버리고 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뒷심이 부족한 것 같다. 특별법 제정 때 까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특별법은 시민 개개인의 이익보다 포항시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곧 개인의 이익과 직결됨을 알아야 한다.

-중앙부처 및 여·야 당 지도부 면담 등을 통해 본 포항지진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은 어떤지.

한마디로 답답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특별법 제정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 시행하던 사업으로 인해 지진이 일어난 이상 가해자인 국가는 당연히 피해자인 포항시민들에게 손해 배상을 해 줘야 한다.
이 논리에는 정부는 물론 여·야 지도부 등 모든 정치인들이 수긍한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등 지도부들이 지진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당연히 정부가 책임지고 특별법제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 주민 구제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야당 지도부 역시 마찬가지로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한 하면 뭐하나. 다른 법안보다 우선해 포항지진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또 방법(절차)을 놓고 여·야가 서로 힘겨루기 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포항지진이 갈수록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뇌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야 정치권은 물론 정부관계자, 언론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특별법을 설명하고, 조기 제정을 호소했다. 하지만 온도차가 심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한마디로 답답하고 간절한 포항시민들만큼 정치권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쉽지 않는 문제다.

-포항지진 추경예산 등에서도 범대위의 활동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가장 의미 있는 예산을 꼽는다면.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포항지진 관련 추경 예산이 당초보다 613억원 증액된 1천743억원으로 확정됐다. 범대위는 물론 포항시민들도 한마음으로 정부와 국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지역 출신의 김정재· 박명재 한국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허대만· 오중기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이철우 도지사, 이강덕 시장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적극 노력해 준 결과라 생각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확보된 주요사업은 △지진피해 도시재건을 위한 용역비 42억원 △지진피해 주민을 위한 임대주택 건립 333억원 △포항블루밸리산업단지 내 임대전용단지 조성사업 168억원 △포항영일만 국제여객터미널 건설 10억원 △포항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7억원 등이다.
그중에서 특히 피해지역 임대주택 건립비 333억원은 지역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도시재건 용역비 42억원 역시 흥해읍과 장량동 등 피해지역을 재건하기 위한 꼭 필요한 예산이라 생각된다.
이 모두가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시에 지원되는 소중한 예산인 만큼 한 푼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시민 모두가 철저히 감시 감독해야 한다.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요원한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앞서 말했지만 타이밍을 몇 번 놓쳤다. 여기다 국회가 열리긴 했지만 패스트트렉과 추경 심사 등으로 국회가 개점 휴업 상태다 보니 포항지진특별법은 아예 뒷전이었다.
또 하나, 특별법을 다룰 방법(절차)을 놓고 여·야가 서로 입장차가 크다보니 이것 역시 지지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여당인 민주당은 입법권이 있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하자고 하고, 야당인 한국당은 지열발전소 해당 부처인 산자부가 소속되어 있는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에서 다루어야 한다며 서로 맞서고 있다.
서로 양보하지 않고 당초 입장만 고수하다보니 특별법 심의가 자꾸 미뤄지고 있다. 칼자루를 쥔 민주당은 특위 구성 심의가 당론이라며 양보할 뜻이 없다고 방어벽을 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특별법을 해주기 싫어 지연시키려는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어 안타깝다.

-범대위 활동을 통해 포항시민의 단합된 저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있는데, 특정 사안에 대한 포항시민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포항지진특별법 제정은 포항시민 개인적으로도, 또 포항시 전체 이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중요한 현안’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지역의 중요 현안 중 하나라기 보다는 이 문제(특별법)를 통해 포항시민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야 한다. 이를 통해 ‘지진 도시’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고 포항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또 포항시민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적당히 해서는 절대 안된다. 정부 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분명한 만큼 충분한 배보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중요한 것은 특별법 안에 담길 내용이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충분한 배보상을 원하지만 정부 입장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시민들의 단합된 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우리가 원하는 특별법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 및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추석 전 범대위 공동위원장단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와 산자중기위 소속 위원장, 간사 등을 모두 개별 면담했다. 결과 앞서 말한 것처럼 여·야 입장차가 변하지 않았음을 재차 확인했다. 이대로라면 그야말로 특별법은 요원하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범대위가 나서야 할 때라 생각한다. 포항지진특별법이 정치 논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선 지역 정치인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하도록 설득할 것이다. 여·야 한쪽이 양보해 단일안을 만들어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되도록 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 역시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국정감사나 내년도 예산 심사다 해서 그 어느 해 정기 국회보다 시간이 없을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앞으로 시위를 비롯해 정치권을 향해 강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다시 한번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이율동 기자  fightlyd@hanmail.net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율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