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조국 법무장관’을 둘러싼 첨예한 대결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각자의 지역구에 머물며 민심을 청취한 결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대부분 화제의 중심을 차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여야 간의 온도차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조국 정국’에 대해 극도의 피로감을 나타냈고 일하는 국회를 통해 민생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국회가 민생을 돌보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전국 모든 지역의 추석 민심이 ‘조국 임명’에 부정적이었다며 자진사퇴나 임명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극한대립 속에 검찰은 15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 5촌 조카를 이틀째 조사 중이다. 그동안 조 장관 측은 집안의 장손이자 유일한 주식 전문가인 조 씨의 권유를 받고 블루코어밸류업에 투자했을 뿐 투자처 등 구체적 정보는 몰랐다고 밝혀왔다.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여기에다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정치인들의 삭발과 1인 시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와 경북지역은 물론 야당의원 지역구로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15일부터 조국 퇴진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이처럼 야당 의원들의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삭발과 1인 시위, 단식이 펼쳐지자 SNS 상에는 응원과 항의성 글이 쏟아지는 등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대립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일 뿐이다. 야당은 여당을 비난하고, 여당은 야당에 맞서고 있다. 조국 사태를 두고 추석 민심을 전하는 여야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전반적인 국민여론보다는 지지층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인 의견수렴만 전하고 있다. 결국엔 끝 모를 정쟁만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혹자는 우리나라 정치가 투쟁의 역사만 있을 뿐 대화는 없어진 지가 오래라고 말을 한다. 오는 17일부터 3일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본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으로 그 현장은 당연히 국회가 돼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조국 사태의 진실은 검찰에 맡기고 여야가 소모적 정쟁을 접고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삭발, 1인시위, 단식 등 투쟁은 검찰 수사가 끝난 후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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