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익 천곡중 교사

다가오는 2020년 경자년 새해 우리나라의 예산이 사상 최고액인 513조를 상회하리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국가 채무 또한 800조 원 정도 되리라는 예상이 점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말로 천문학적인 숫자다.

국가의 힘인 경제력이 되어 더 많은 예산으로 경제 발전과 국민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면 이보다 더 기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등 세계의 경제상황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예산 증액은 국민의 몫으로 노동자의 노동의욕의 저하를 가져올까하는 우려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코브라 효과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는데 오히려 문제가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 현상을 말하는 경제 용어다.

과거 영국 지배하에 있었던 인도에서는 코브라에게 물려 죽거나 다치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 오면 보상금을 주는 정책을 펼쳤다. 맹독성이 있는 독사를 잡는 일은 매우 위험하지만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코브라를 잡아 보상금을 받았다. 많은 보상금을 세금으로 처리해야 했지만 이 정책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코브라가 많이 사라져 인명피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상한 징조가 보였다. 거리의 코브라가 줄어들어 인명피해는 줄어들었는데 코브라를 잡아 와 보상금을 받아 가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느낀 관계자들은 보상금을 받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 사람들은 인도 델리 곳곳에 코브라 농장을 만들어 코브라를 사육하고 있었다. 힘들고 위험하게 거리의 코브라를 잡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른 코브라로 안전하게 보상금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코브라 농장이 곳곳에서 계속 발견되어 결국 코브라 보상금 제도를 폐지하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쓸모없어진 코브라를 야산에 무단으로 버렸고, 결과적으로 더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게 되었다.

예산은 국가의 살림살이로 아주 중요하고 필요하다. 학교 현장에서도 국가예산의 증액으로 학교 교육현장에 필요한 것으로 편성될 것이다. 증액된 만큼 학교 예산도 넉넉하여 지리라 본다.

해방이 된 지 70년이 지났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거기에 걸맞게 학교예산도 조금 더 바람직하게 편성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도 잘 되어 왔으리라 믿는다.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을 가지고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을 살리고 육성하는 곳에 바르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학교 회계를 속속들이는 잘 모른다. 그러나 어떻게 편성되고 사용되면 가장 합리적이고 예산 낭비 없이 잘 되리라는 예상을 해 본다. 불필요하고 긴급하지 않은 곳에는 뒤로하고 정말로 요긴하게 사용되어야 할 곳을 세밀하게 찾아 균형 잡힌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그런 예산이길 기대해 본다.

인간을 훈육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계량적으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바람직 한 것인지를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 중심을 생각하면서 하면 어느 정도의 희망은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조금 더 지혜와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토의 토론 등을 거쳐 바람직한 예산으로 편성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들은 한 결과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편성하는 학교 예산도 더 심혈을 기울여 더 바람직한 교육이 되길 기도한다. 코브라 효과를 가져오는 예산은 되지 말아야 한다.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신중하되 천천히 하라. 빨리 뛰는 것이야말로 넘어지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볼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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