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도시란 무엇이고, 도시의 특징은 무엇이냐? 많은 학자·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펴고 있다. 도시를 인구와 밀도에 의해서 설명하는 이들도 있고, 농촌과 비교한 경제·사회학적인 특징으로 설명하는 이들도 있고, 자본주의 행태 등에 따른 특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아무튼, 도시에는 많은 인구가 있고, 산업이 있고, 시장이 있고, 교통통신의 거점이고, 행정서비스의 중심이기도 하다. 글로벌화 될수록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와 사상이 혼합되기 마련인데, 도심은 그러한 도시의 중심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전통·역사가 새로움과 함께 공존하는 지역으로 주변 농어촌지역들과는 다른 장소라고 생각된다.

포항은 한반도의 동남해안에 위치한다. 대구경북권에서 동쪽에 위치하며, 이 임해지역의 중심도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지역을 ‘경북동해안’ 혹은 ‘포항권’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남북으로는 경주에서부터 포항을 거쳐 영덕에 이르고, 동서로는 울릉과 청송을 포함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포항도심, 경주도심, 그리고 몇 개 부도심과 교외거점들의 네트워킹이 특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이 두 도시가 각자 전통적 이미지를 지닌 중추도시들이기도 하고, 장차 두 도시가 ‘투윈시티’로 발전해야 할 이유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 두 도시연합을 서로 동의하는 무슨 이름으로든 불러도 좋다고 본다.

오늘은 그러한 광역적인 역학관계는 잠시 바탕으로 깔아두고 포항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장소인 포항도심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해 보고자 한다. 우선 포항도심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어려움이 크다. 포항시는 원래 현재 면적의 4.5%가 정도가 되는 현재의 ‘동’지역이었고 포항의 도심은 그중에서도 일부 중심지역이었다. 하지만 1995년 포항시와 영일군이 합쳐져 도농통합시를 형성하면서 전체면적이 커졌기에 포항의 도심을 과거 동지역 모두를 포함한 큰 지역으로 잡아야 할지, 아니면 과거의 도심에 해당되는 작은 면적을 도심으로 잡아야 할지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다. 편의상 과거 동지역 모두를 도심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과거 중심지역을 원도심으로 부르기도 한다. 포항의 인구가 52만인데, 과거 동지역에 35만명 정도가 거주한다고 보는데, 원도심지역 인구가 얼마일지, 도심의 기능이 현재 어떻게 형상화되고 있으며 5년~10년후에 어떻게 확산될지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도심을 결정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현재 포항시에서 어떤 곳을 부도심으로 할 것이며, 교외지역에서 어디를 외곽중심거점으로 할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인구가 50여만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지 못하므로 지금 단계에서 쉽사리 도시를 다핵으로 발전시킨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단핵도시체계라고 하더라도 도심, 부도심 및 외곽거점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다핵도시의 경우 부도심이나 외곽거점이 좀 더 비중이 크다는 것이 다르기도 하고, 대개 100만명 이상의 인구를 지니고 있다. 포항의 경우, 필자는 단순한 단핵도시로 규정하기 보다 단핵도시지역체계로 정의하고는 했었는데, 이는 부도심과 외곽거점들이 규모는 작지만 그 역할을 분명하게 함이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원도심은 중앙동과 죽도동을 중심으로 조금 길게 두호동과 상대동이 포함되는 지역이라고 보고 싶다. 부도심은 1) 이동, 2) 장량동이다. 그리고 외곽중심지는 1) 흥해 중심, 2) 연일 중심, 3) 오천문덕 중심, 이라고 생각되며 그외 효곡동, 양학동, 우창동 등은 부도심에 연결된 부부도심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지역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나누는 것은 행정서비스의 효율화, 교통과 시장경제의 흐름 등을 형상화시켜 보기 위함이다. 도심과 부도심에는 각자의 중심이 형성되어야 할 것인데, 그 중심에는 행정기관도 있겠지만 시민들이 많이 모이고 많은 행위가 벌어지는 중심광장과 백화점, 쇼핑, 멀티플렉스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도시지리학자인 팀 홀(Tim Hall)은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통한 미래도시의 특징으로 글로벌도시, 경제적인 경쟁력도시, 창조도시, 그리고 변두리도시의 기능을 언급한 바 있다. 변두리도시는 교외도시로서 새로운 인프라 및 혁신적 기능들이 자리잡아 도심보다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힘이 큰 경우가 많기에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도시가 미국의 도시와는 아직 그 변화과정면에서 같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의 주장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한국의 중소도시의 경우 변두리도시를 부도심 내지 외곽도시라고 보는데, 포항의 경우 이동부도심과 장량부도심을 이야기 한다고 보며, 이러한 1개의 도심과 2개의 부도심이 위계적이라기 보다는 평행적인 네트워크 형태로 보완되면 좋을 것 같다. 그 이유는 현재 도심재생사업을 크게 진행하고 있지만, 포항의 새로운 활동들이 이 3개 거점들의 네트워크하에 벌어질 것이며, 이 거점들이 하나의 중심거점으로 작동한다 이야기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론과는 달리 실제적으로는 도심과 부도심에 명확한 경계를 긋기는 힘들다. 하지만 도심과 부도심의 작은 블록에서부터 그 영향권과 성격을 정의 및 파악해나가다 보면 각 블록의 집합 및 연결 하에 위계가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며, 이들이 각각 도시권역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시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O-D통행량 조사자료’ 내지 ‘빅데이타’ 분석을 통한 도시결절구조와 지구별 성격판별이 이용되는데, 자료 얻기도 힘들고 연구가 좀 복잡하기는 하나 이 같은 연구가 다각도로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크다고 본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