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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의 미술평설] 희망을 연에 담다 - 단공 황의습 대한민국 전통지연 명인구본숙 수성대 외래교수·미술평론가
   
▲ 황의습 작 '호랑나비 태극방패연’
황의습 작가는 1981년을 기점으로 국제화 시대에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결심을 가졌다. 평소 관심을 두었던 연에 관련된 고문헌 연구와 제작을 통해 활성화와 보급에 힘써왔다. 특히 연간 300-400개의 연을 만들어 전시회와 강의를 하고 그 수익금은 출소자나 모범 수형자를 위해 사용했다. 연과 더불어 이들에게 교화와 봉사를 하며 법무부 교정자문위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산학협력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작품 ‘호랑나비 태극방패연’은 방패연에 태극문양과 호랑나비를 그려 넣은 작품으로 한국의 전통적 색채가 짙게 드러난다. 음(파랑), 양(빨강)의 조화를 상징하는 태극문양은 토속적 무속신앙과 관련된 우리 민속 문화와 뿌리 깊게 연결되어있다. 따라서 우주만물이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 한 것이다.

또한 연은 하늘을 날아오르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놀이 도구로 호랑나비를 그려 더욱 그 상징성을 고조하고 있다. 나비는 아름다운 빛깔과 문양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친숙한 감정을 느끼게 하며 꽃을 좋아하는 습성으로 인해 작품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어져 왔다.

호랑나비는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개체수가 많아 우리에게 익숙한 곤충이다. 작품에서는 생물학적 분류로 호랑나비과 가운데 산호랑나비를 표현했다. 산호랑나비는 호랑나비와 매우 닮았으나 앞날개의 밑부분이 검은 줄무늬가 없고 노란색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지닌다. 이로서 호랑나비 태극방패연은 오방색을 모두 품고 있다. 오방색은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 다섯 가지 기본 색상이다. 신성하고 신비로운 힘이 있다고 믿는 다섯 색상은 미지의 세계인 하늘을 향한 연과 닮아있다.

구조적으로 장방형의 방패연으로 중앙에 방구멍이 뚫려있다. 이 구멍으로 센 바람이 통하게 되어 연이 잘 뜨며 원하는 위치로 날아오르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방구멍은 우리나라 연이 가지는 독창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가로와 세로의 길이는 2:3 정도의 황금분할로 이루어졌다.

황의습 작가가 한국지연을 제작하는 과정은 숙련된 기술을 요한다. 먼저 한지를 마름질하고 중심을 잡아 방구멍의 위치를 정한다. 방구멍의 위치가 정확해야 바람에 꺾여지거나 잘못 날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문양을 그리고 연살을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문양을 그리는 과정은 연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가미하고 작가의 사상이나 사고를 담는 역할을 한다. 연살을 다듬는 과정 역시 강약을 조절하는 섬세한 작업으로 머리살을 강하게 깎고 허리살은 가늘게 깎아야 한다. 연살은 다듬은 뒤 붙이는 단계를 거치고 목줄을 매어주면 비로소 연이 완성된다. 목줄 역시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한쪽으로만 날아가거나 금방 내려오게 된다.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하며 균형을 잡는 작업을 요한다.

연을 제작하는 과정과 연에 담긴 의미, 그리고 4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연을 연구해 온 그의 작품은 숙연함과 존엄함이 깃들어있다. 연을 통해 출소자와 모범복역자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생을 살아온 그는 수 없는 손길이 묻어난 연과 함께 이 시대의 따스한 희망을 안고 하늘높이 날아오르기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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