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이 몰고 온 비와 강한 바람이 경북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물폭탄을 맞은 울진과 영덕, 포항에서 피해가 컸다. 지난 1일 밤부터 3일 오전 10시까지 울진에 555.6㎜, 영덕 382.5㎜, 포항에 322.3㎜의 폭우가 쏟아졌다. 경북과 대구에서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산사태와 주택붕괴 및 침수가 잇따르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농작물 603.5ha에서 농작물이 침수되고 농경지도 매몰됐다. 봉화군 봉성면 영동선에서 정동진으로 향하던 해랑열차 제4206호가 산사태 여파로 기관차와 객차 2량이 탈선되고 가로수가 쓰러지고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이어졌다. 산사태와 침수우려에 따른 대피도 이어져 이재민도 생겼다.

경북도, 대구시, 각 기초단체는 대부분 직원이 태풍에 대비해 야간 비상근무를 했지만 자연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자체의 노력으로 피해는 다소 감소시킬 수 있었지만 피해를 입은 시도민들은 망연자실해 있다. 인적 피해는 물론 농작물 등 물적 피해를 입은 시도민들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3일 이른 아침 태풍은 물러갔지만 제19호 태풍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돼 긴강잠이 고조되고 있다. 3일 민간 기상전문업체 윈디닷컴에 따르면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이르면 오는 10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약한 회전기류가 포착되고 있는데, 이 열대저압부가 풍속 17m/s를 넘어설 경우 태풍으로 발전하게 된다. 다만 하기비스가 발생하더라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철저하게 대비해야 된다.

이제는 피해 복구에 집중해야 될 때다.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피해를 입은 영덕 지역에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등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자체장과 국회의원들도 피해지역을 방문해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피해복구를 위해 10월에 예정된 각종 축제나 행사도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태풍을 타고 남부 지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주일이 멀다하고 몰아닥치는 가을 태풍으로 지역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비에 만전을 기하면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이럴 때일수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피해 복구에 힘을 모아야겠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