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과학문명이 발달되고, 시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인구가 도시로 집중하면서 도시에는 경제, 사회, 환경, 교통, 주거 등에 걸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도차이가 있을 뿐 비슷하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들이 일반 중소도시라고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엄격히 구분하는 잣대가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떤 크기의 도시가 더 효율적이고, 아름답고, 살기 좋고 등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각 나라와 각 사회의 그 시대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사다난함과 다양한 평가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세기부터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거대도시들이 세계 이곳저곳에 나타나게 되었다. 이는 행정구역상의 중심도시만이 아니라 그 도시와 주변의 연단된 도시들을 모두 포함한 대도시권을 말하는 것이다. 그 예가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 파리, 도쿄, 북경, 서울 등 많다. 또한 멕시코시티, 마닐라, 붐바이, 나이로비 등 개발도상국에도 거대도시들이 나타나고 있고 자체적으로 해결이 힘든 도시환경문제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곳은 도시교통문제이다. 많은 이들이 살고 있으니, 이들이 살 주거가 있어야 하고, 직장이 있어야하고 집에서 직장까지 다녀야할 도로와 교통기관이 필요하다. 이 직-주 연결이 교통량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쇼핑, 여가활동 등 다른 활동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생각된다. 과거 미국의 대도시들이 고속도로 내지 후리웨이의 발달과 자동차의 성능에 힘입어 교외도시의 발달을 부추겼고 장거리 출퇴근을 증가시켰다.

도심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추세가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나친 도시확산은 인프라 투자부담, 통근시간 및 비용증가, 대기오염 증가 등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 시켰고, 지금은 많은 도시들이 압축도시 및 공공교통 이용, 직-주 근접 등을 목표로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도심으로 회귀 내지 공공교통이용 등이 쉽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교통 증대도 사업상·재정상 쉽지 않은 문제이다.

필자가 오래 거주하던 로스앤젤리스의 경우 연단도시권이 후리웨이를 따라 크게 확산되어 있는데, ‘LA에서 자신 소유의 자동차가 없다는 것은 발이 없는 것과 같다.’라고 할 정도이다. 보스톤, 뉴욕 등 일부 도시들은 공공교통이용자가 좀 더 많기는 하지만 자가용운전자가 더욱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인구 52만의 중간규모 도시 포항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자. 인구는 서울의 1/20이지만 면적은 1.8배에 이르는 도시이라서 도심을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기는 했지만 넓은 면적에 많이 흩어져 있다. 다른 지방 중소도시들이 그러하듯 공공교통이 제대로 발달되지 못했고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포항의 교통문제는 1)러시아워에 주된 간선도로의 혼잡 및 정체, 2)공공교통 부족, 3)주요 도심의 주차장 부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워에는 도심 곳곳이 혼잡하기는 하지만 특히 7번국도상에 혼잡이 심하다. 포항시의 도시구조가 남북으로 길고 동서로는 좁게 되어 있어서 남북으로 통행량이 많은데 연결도로가 용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외곽순환도로가 문제를 좀 완화시키기도 하지만 7번국도를 비롯한 주요 도로상에 교통체증을 현 신호체계로는 해결이 힘들고 입체교차도로 등의 계획이 실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공공교통이 중요하고, 그중에서도 버스운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인구규모와 도시구조의 불리함 등으로 인해 버스회사로서는 수익내기가 힘들어 투자자도 드물고 지자체보조가 없으면 운영이 힘들다. 특히 교외지역 오지교통운영을 위해서 지자체의 보조는 물론이고 시영버스를 운영해야 할 정도이다. 어쨌든 여러 불리요소들로 해서 버스노선공급이 원활치 않고 배차간격도 시민이용의 불편을 가져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주요 간선도로가 막히는 것은 근래 지어지고 계획되는 고밀도 아파트들이 도심 간선도로를 통해 진출입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심의 토지를 효율화함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원래 도시가 체계적인 계획 없이 발전된 경향이 크기에 딜레마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입체교차로가 필요하고, 영일만대교 같은 외곽 우회도로가 필요하고, 모노레일 같은 대안적 교통수단을 강구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요즈음 포항그린웨이가 상당부분 개통이 되었는데, 이는 녹지대 및 트래킹코스를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도보 내지 자전거 교통로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는데, 매우 좋은 현상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도로개설이라는 것은 신도시가 아닌 다음에는 매우 고비용이 들기에 쉽지 않지만, 미래의 도시 전반의 인구배분, 토지이용 변화 등을 감안하여 도시구조와 도로개설 및 교통체계개선을 하지 않으면 않될 것이다. 직-주 근접, 도심-부도심-외곽거점 등 도시구조 체계 및 인구배분, 공공교통 연결, 지구단위의 보행자 도로체계, 그린웨이 등을 통한 보행 및 자전거도로 확장 등이 필요한 전략일 것이고, 지역별 인구 및 시설증가 계획, 교통량 예측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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