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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과소비 부추기는 악덕상술, 학생이 따라갈까 무섭다백종익 울산 천곡중 교사
   
모 백화점에서 청포도 한 송이를 3만5,000여 원에 팔고 있다. 얼마나 그 포도가 인간의 몸에 귀한 가치를 가진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병통치 과일이라도 된다면 그 가치를 인정해 줄 만하다. 그러나 내 눈에는 그냥 청포도에 불과해 보인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소비하기도 한다. 브랜드 이름이 있기는 하겠지만 포도는 농부가 지은 농산물이다. 그 농부가 그렇게 많은 이익을 본다면 어려운 농민을 위한 행위라고 여기면 마음이라도 따뜻할 것 같다.

경제학 이론 중에 백로효과란 용어가 있다.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소비해 자신과 타인을 차별화하고,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려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자신이 가진 상품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 외면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상품을 보면 오히려 사고 싶어 하는 속물근성에서 유래한 이론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자신은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갖는 것을 우아한 백로에 빗댄 것이다. 속물을 뜻하는 영어인 snob을 사용해 스놉효과 라고도 한다.

다수에 동조하려는 편승 효과의 반대 개념으로,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이고 문화적인 방법들 중의 하나이다. 나는 남들과 달라 라는 태도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제품은 절대로 사지 않으려는 심리이다.

즉 자기만이 소유하는 물건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 행태이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 즉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더욱 만족하고 그 상품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 소비를 줄이거나 외면하는 행위이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는 속담이 그런 심리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한정판이라는 뜻의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과시적 소비는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하는 소비이다. 여기에 희소성이라는 묘한 심리가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거기에 동조해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언제 이런 포도를 한번 먹어 보겠어 하고 구매를 하는 소비자도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비싼 것이니까 돈값을 하겠지 하는 그런 부류도 여기에 편승을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것의 문제는 재화가 제공하는 본연의 기능보다 그 재화가 가지는 상징이나 이미지를 소비하려는 경향을 갖게 된다. 상표와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소비를 생존의 필요를 충족 시켜 주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나 존재의 이유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것에 현혹되어 그런 과시적 소비를 하게 되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자신의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소비를 할 경우에는 경제적 파탄에 이를 수 있다. 소비가 소득을 초과할 경우에는 가계의 부채가 증가하여 사회문제로 이어진다. 가계는 미래의 소비 능력이 위축된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국민경제의 성장을 저해하여 금융 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생산 분배 지출이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국민 삼면 등가의 원칙에는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건강하고 건전한 소비가 이루어져야 국민경제가 튼튼해진다. 학교 경제 교육도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하라고 가르친다. 희소성을 교육하면서 저축을 강조하여 기업에 바르게 투자하여 국민경제가 바르게 돌아가도록 강조를 한다.

현대 경제에서 소비의 중요성은 필요하다. 소비가 바람직하게 되어야 생산이 되고 분배가 바르게 될 수 있다. 생산 원가에 알맞게 가격이 책정되고 시장거래가 되어야 건강한 시장이 된다. 모든 소비자는 가격이 싸고 질이 좋은 제품을 원한다. 기업 또한 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생산하기를 원한다. 자본주의의 특징 중 하나인 자유경쟁의 원리이다. 이런 기본적인 경제 이론을 벗어난 과시적 소비를 통하여 유통업을 하는 대형 백화점이 폭리를 취한다면 이것은 상도덕 윤리에 벗어난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속물근성을 이용한 과시적 소비를 부추기는 악덕상술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거기에 동조하는 소비자 또한 사라졌으면 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과시적 소비행위를 따라갈까 무섭다. 아직은 정체성이 부족하고 판단력이 미비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두렵다. 농심을 생각하고 그 가치에 걸맞은 가격이 형성되길 소비자들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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