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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의 미술평론] 형상에서 이미지로 - 운창 최우식 작가수성대학교 외래교수, 미술평론가
   
 

운창 최우식 작가는 전통 한국 미술의 필묵법을 고수하며 스케치와 답사를 통한 형상의 사실적 표현과 그 이미지의 추상적 감정을 담아낸다.

현재는 완전한 추상작업을 추구하며 예원예술대학교 미대교수, 2019 김해국제비엔날레 예술감독, 대구미술협회 부회장 등의 활동을 통해 작품 활동과 후학양성, 한국미술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최 작가의 필력은 섬세함과 거친 감각을 함께 지닌다. 초기의 작품은 주로 낡고 쓰러져가는 좁은 골목길의 허름한 집이나 폐가, 공장지역에 드리워진 검은 연기 등의 어두운 풍경을 직접 제작한 죽필(대나무 소재의 한국화 붓)로 다소 거칠지만 기운생동하게 그려나갔다. 작품을 통해 80년대 격정적 시대상의 일부 흔적이자 젊은 시절 겪어온 세월에 대한 감정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후 국내 답사를 통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는 문화유산을 그려나가며 그의 화풍은 점차 추상화되어가기 시작했다. 소개된 작품은 그러한 구상과 추상의 중간 기점 작품 ‘상(An image)' 으로 화강암 재질의 불상을 실제와 흡사하도록 매우 섬세한 마티에르를 표현했다. 반면 배경에서 보여지는 구름의 흔적이나 눈부심에서 비롯된 반짝임의 잔상, 생각의 일부 등은 내면에서 비롯된 추상적 형질이다. 추상화된 배경은 상(象)을 더욱 본질적으로 드러나게 하며 문화유산의 가시적인 부분과 정신적 통찰을 혼용한 작품이라 하겠다.

작품의 주제인 불상은 경남 창녕 관룡사 용선대에 위치한 석조여래좌상으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불상이 떠 있는 듯 묘한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으로 보물 제 295 호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국토 반 이상으로 이루어진 화강암은 예로부터 불상의 소재로 주로 사용되어져 왔다. 따라서 그가 그려온 불상 역시 한국적 특색이 온전히 드러난다.

추상과 구상이 혼용된 화풍의 시기를 지나 동양적 사유를 담은 완연한 추상의 경지를 일필휘지로 작업하고 있다. 추상화된 작업은 형상의 재현적 요소를 버리고 먹물과 물감, 붓에 혼을 담아 자유로움 움직임으로 고도로 완숙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에 과도기적인 그의 화풍이 구상적 묘사에서 서서히 벗어나 온전한 추상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변환점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달려온 40여 년간의 작품 활동은 변화와 새로움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국내 문화유산을 고찰해 이미지와 사상을 관통하는 작업 과정이 미술문화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80년대부터 시작한 거칠고 과감했던 작품은 시간이 흐르며 답사와 관찰을 통해서 완성점에 가까워졌다. 현재 완전한 추상을 통해 아름다움과 심상을 표현함으로서 한국화의 내면의 사의와 가치를 탐구하며 새로운 작품세계로 한국화의 표현적 다양성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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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 작 '상(An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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