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중국공산당’ 이야기가 철지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중국공산당을 무시했다가는 중국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등의 정당에 가입하는데 특별한 자격과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입당이나 탈당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입당자격은 엄격하고 입당했더라도 마음대로 탈당하지도 못한다. 우선 ‘중국공산당장정’에 따르면 입당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중국 노동자, 농민, 군인, 지식분자와 기타 혁명분자로 당의 조직에 참가하기를 원하며 적극적으로 일할 사람이어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 입당을 신청할 때 2명 이상의 당간부의 보증이 있어야 하고, 당지부에 보고되면 예비당원으로서 1년 동안 자격심사와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에 가입해서 활동했다고 해서 곧바로 공산당원이 되는 특혜는 없다. 한 차례 입당이 거부되면 다시 한 번 입당심사를 받을 수 있지만 두 차례 떨어지면 입당은 영원히 불허된다.

중국공산당이 이처럼 입당을 엄격히 하고 있는 것은 당이 주도하는 사회시스템에서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인사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가는 인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점에서 자격심사를 강화한다. 우리나라의 청와대 인사시스템처럼 주변의 평판도 입당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당원의 자격으로는 기본적으로 당에 대한 충성도, 능력, 도덕성 등 세 가지가 필수적이다. 중국공산당원은 중국 최고의 ‘정치엘리트’로 선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국정부(국무원)의 주요 부장(장관급)과 고위관료들은 모두 당원이다. 그들은 당의 각급기관 서기(지도자)를 거쳐, 능력과 당에 대한 충성도 등을 검증받은 핵심엘리트들이다. 당원이 되지 않으면 중국공산당이 통제하는 중국정부의 고위직에 오를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10대 부자들의 대부분도 당원이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당원이 되면 특혜보다 의무사항이 더 많다. 중국공산당이 강조하는 당원의 의무 중 으뜸은 모범의 의무를 꼽을 수 있다. 자신이 종사하는 단위(單位,기업 혹은 기관)에서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당원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특권을 누리지 않고 당원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마오쩌둥의 어록에서 나오는 ‘인민을 위해 일하라’(爲人民服務)는 정치구호를 늘 앞세워 당과 인민을 위해 스스로를 낮추고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원은 당비를 내야하고 당이 주관하는 행사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당 지부를 비롯한 각급 당 조직에서 주관하는 주간 및 월간 학습과 교육에 정당한 사유없이 불참할 경우, 징계를 받는다. 당원이 되면 당의 어느 누구 또는 어느 기관에라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정책을 건의할 수 있고, 비리 당원을 질책하거나 고발할 수도 있다는 규정도 있다.
반면 부패와 비리혐의로 고발되거나 기소되면 당원은 일반인과 달리 사법당국의 조사에 앞서 ‘공산당기율위원회’의 엄격한 조사를 먼저 받아야 한다. 당 기율위는 법으로 금지돼있지 않은 축첩 등 ‘불륜스캔들’을 당규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하면서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중국공산당에 입당하는 것 자체가 중국사회에서 성공과 출세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입당은 핵심엘리트집단에 진입하는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당원이 아니면 각급 단위에서 핵심 보직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공산당의 최고위급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면 베이징의 ‘중난하이’(中南海)라는 특별거주구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이웃집에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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